
정부가 2026년 7월 14일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재생에너지 보급과 산업 탈탄소 전환을 함께 묶은 '한국형 녹색 대전환(K-GX)'이 축이다. 여기에 5대 업종 탈탄소 전환 시동이 과제로 담겼다. 같은 시점, 철강 현장에서는 전환에 쓸 전력을 어디서 끌어오느냐가 실제 제약으로 지목되고 있다.
발표에는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보급을 앞당겨 추진한다는 목표와 2035년까지 기후 분야에 정책금융 790조원을 공급한다는 목표가 담겼다.
목표 내역을 뜯어보면 어긋나는 부분이 남는다. 2030년 세부 목표로 제시된 태양광 87GW와 풍력 9GW를 더하면 96GW다. 100GW와 4GW가 벌어지는데, 그 차이를 무엇이 메우는지는 발표 내용에 붙어 있지 않다. 100GW가 설비용량 기준인지도 함께 명시될 필요가 있다.
철강은 전력을 가장 많이 쓰는 업종에 속한다.
포스코는 2026년 6월 전남 광양에 연간 250만톤 규모 대형 전기로를 준공하고 생산에 들어갔다. 감축 목표는 2030년 10%, 2035년 35%, 2040년 50%로 단계를 나눠 잡았고 2050년 탄소중립을 최종 지점에 뒀다. 수소환원제철(HyREX)을 지향점으로 두되, 그때까지는 고로-전로 기반의 탄소 감축 기술을 함께 적용하는 로드맵을 이행 중이다.
현대제철의 경로는 조금 다르다.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탄소 배출량을 12% 줄이고 2050년 탄소중립에 이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중단기로는 전기로와 고로를 함께 돌리는 복합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장기적으로는 '하이큐브'에서 '하이아크' 체제로 옮겨 가며 수소환원제철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두 회사 모두 전기로 비중을 늘리는 쪽으로 움직인다. 전기로는 고로보다 전력을 많이 먹는다.
전환을 서둘러야 할 외부 압력도 커졌다.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는 2026년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국내에서는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가 지난해 마련됐고, 철강업계에는 그 이행이 과제로 걸려 있다. 감축 설비를 놓을 이유는 충분하지만, 그 설비를 돌릴 전기가 제때 확보되느냐는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정부 대응은 에너지에만 머물지 않는다. 공급망은 국내에서 만들 수 있는 품목부터 만들지도 비축하지도 해외 생산도 어려운 품목까지 네 단계로 나눠 관리한다. 국내 생산·판매량에 따라 법인세와 소득세를 깎아 주는 '국내 생산세액공제'도 새로 들인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은 중동전쟁의 교훈을 바탕으로 대외요인에 흔들리지 않는 공급망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전원 구성에도 선택지를 더 뒀다. SMR을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한미 조선협력센터를 연다. 희토류는 순환자원으로 새로 지정하고, 2027년께 전기차와 전자제품을 재활용할 때 핵심광물이 든 폐부품을 앞단에서 떼어 내 거두는 기준을 손보기로 했다. 석유 기반 플라스틱은 30% 줄이는 목표를 내걸었고, 지원의 절반은 지방으로 간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기후와 에너지, 환경 정책을 하나로 묶은 것을 기후부 출범 이후 가장 큰 변화로 꼽았다. 정책 창구가 모였다는 뜻이지만, 현장에서 필요한 전력이 언제 어디에 붙느냐는 여전히 계통과 입지의 일정에 달려 있다.
연내 확인할 지점은 남아 있다. 정부는 전략수출금융지원법의 2026년 내 국회 통과를 목표로 잡았고, 5대 업종별 지원 수단과 배정 규모는 후속 발표에서 드러난다. 광양 전기로에 이어 추가 전기로가 들어설 경우 필요한 전력을 어떤 계획으로 대는지가 K-GX 이행의 관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