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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만 톤 전기로 켠 날, 전기료 지원은 빠졌다

곽동현·입력 2026. 06. 20. 오후 1:18:00
광양 준공과 K-스틸법 시행이 겹친 6월 17일, 비용 분담은 미정
연산 250만 톤 규모 전기로가 광양에서 가동 준비를 마쳤다
연산 250만 톤 규모 전기로가 광양에서 가동 준비를 마쳤다 / ⓒ 브레스저널

포스코가 지난 17일 전남 광양제철소에서 연산 250만 톤 규모 전기로 준공식을 열었다. 투입된 사업비는 준공 시점 기준 약 6,000억 원, 단일 설비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2024년 2월 착공 이후 준공까지 연인원 27만 명이 공사에 참여했다. 같은 날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K-스틸법)과 시행령도 함께 효력을 갖기 시작했다.

전기로는 고철을 녹여 쇳물을 만든다. 고로와 견줘 최대 약 75%의 탄소를 덜 배출한다는 것이 포스코 설명이며, 이 비율은 회사의 2017~2019년 평균 배출량을 기준으로 삼은 값이다. 실제 감축 폭은 스크랩 수급 여건과 전력을 어디서 끌어오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준공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이희근 포스코 사장, 권향엽·조계원 의원, 정인화 광양시장 등이 참석했다. 김 총리는 축사에서 철스크랩 품질을 높이고 수급을 안정시키는 지원과 수소환원제철 실증사업 추진 의지를 밝혔다. 포스코는 전기로 쇳물과 고로 쇳물을 섞어 정련하는 합탕 기술을 개발 중이고, 자동차강판·전기강판 양산 시점을 2030년으로 잡고 있다. 전기로 고급강은 8대 전략 제품에 올랐고 연구·생산·판매를 묶은 프로젝트팀이 꾸려졌다.

K-스틸법은 2025년 12월 제정됐다. 유효기간은 2028년 12월 31일까지이며 필요하면 3년 이내에서 연장할 수 있다. 시행령 제정안은 6월 9일 국무회의를 통과했고, 특별위원회 구성·운영, 저탄소철강 인증 기준과 절차, 저탄소철강특구 지정 요건, 재생철자원 가공전문기업 지정, 사업재편에 대한 공정거래법 특례 등 5개 제도를 담았다. 국무총리 소속 특별위원회는 관계부처 장관급과 민간 전문가로 구성돼 5년 단위 기본계획을 심의한다.

업계가 오래 요구해온 산업용 전기요금 감면은 최종 시행령에 들어가지 않았다. 정부는 특정 업종만 요금을 낮추면 WTO 규정상 보조금으로 해석돼 제소 대상이 될 수 있고, 전력을 많이 쓰는 다른 업종과 형평성 문제가 생긴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대체 지원책의 내용과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다.

전력 단가는 그사이 계속 올랐다. 산업용 판매단가는 2013~2021년 kWh당 101~107원 수준을 유지하다 2022년 112원, 2023년 154원, 2024년 168원, 2025년 170원(잠정치)으로 높아졌다. 분기 기준으로 보면 2021년 4분기 105.5원에서 2024년 4분기 185.5원으로 약 75.8% 오른 것으로 집계되며, 같은 기간 가정용 인상률은 약 35%였다.

송재만 금속노조 포항지부 현대제철지회장은 6월 1일 기자회견에서 5년간 인상 폭을 약 79%로 제시했다. 철강사 제조원가에서 전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20%를 넘는다.

설비 투자는 끝났지만 전력 비용을 누가 나눌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설비 투자는 끝났지만 전력 비용을 누가 나눌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 ⓒ 브레스저널

부담 규모를 놓고 나온 추정치는 더 크다. 조홍종 단국대 교수는 국회철강포럼 세미나에서 전기로 전환에 설비 1기당 2조~5조 원이 들고, 포스코가 부생가스 자가발전을 활용하지 못하면 전기요금 부담이 10조 원을 넘을 수 있다고 봤다. 수소환원제철은 전력 소요가 더 크다.

업계는 연산 250만 톤 설비 1기를 돌리려면 그린수소 수전해에 1GW, 용융 공정에 250MW가 필요하고, 이는 석탄 기반 고로의 3배 이상이라고 추산한다. 포스코 김재성 기술연구원 리더는 2035 NDC 공청회에서 광양 전기로가 가동되는 순간부터 손해라고 말했다.

수출 쪽 부담도 함께 걸려 있다. EU CBAM은 역내 수출품의 생산 과정 탄소량을 신고하고 그에 상응하는 인증서를 사도록 하며, 국내 철강업계가 향후 10년간 3조 원 넘는 인증서 비용을 부담하리라는 전망이 나와 있다. 다른 회사들도 설비를 손보는 중이다. 현대제철은 지난 2월 당진제철소에서 전기로와 고로를 결합한 공정으로 탄소 저감 강판을 만들기 시작했고, 동국제강은 100만 톤급 전기로 3기를 돌리면서 2028년까지 하이퍼 전기로를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포스코의 다음 단계는 수소환원제철 하이렉스(HyREX)다. 유럽·북미 철강사가 채택한 샤프트공법과 달리 용광로를 없애고 유동환원로에서 직접환원하는 방식으로, 연산 30만 톤 실증 설비를 통해 상용화 기술 개발을 2030년에 마치는 것이 목표다. 포항 국가산업단지 계획 변경이 지난 3월 국토교통부 승인을 받으면서 포항제철소 인근 약 135만㎡(41만 평)에 하이렉스 부지를 조성할 길이 열렸다.

그룹 차원의 감축 목표는 2017~2019년 평균 배출량 대비 2030년 10%, 2035년 30%, 2040년 50%다. 실적은 2019년 8,050만 톤에서 2024년 7,110만 톤으로 940만 톤, 11.7% 줄었다. 국내 사업장 배출량의 99% 이상은 포스코와 포스코퓨처엠, 포스코인터내셔널 세 곳에서 나온다.

저탄소철강 인증의 배출 기준값과 특구 지정 지역은 고시를 기다리는 단계다. 특별위원회가 심의할 5년 기본계획에 전력 비용을 어떻게 다룰지가 담기느냐에 따라, 광양 전기로의 손익 계산도 달라진다.

곽동현 기자 · Breath.E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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