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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스틸법 17일 시행, 고용 항목은 빈칸

곽동현·입력 2026. 06. 01. 오전 9:37:00
기업 특례는 촘촘, 전환 비용 분담 규정은 확인 안 돼
저탄소 설비 전환 과정에서 인력 배치를 정하는 규정은 법에 담기지 않았다
저탄소 설비 전환 과정에서 인력 배치를 정하는 규정은 법에 담기지 않았다 / ⓒ 브레스저널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 이른바 K-스틸법이 6월 17일 시행된다. 2025년 11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 법은 탄소중립 전환 기본계획 수립과 저탄소 철강기술 지원, 덤핑 대응 및 수입 규제 강화를 축으로 삼는다. 철강만을 대상으로 한 지원 입법은 1986년 철가공업육성법이 없어진 뒤 약 40년 만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6년 4월 시행령 제정안을 예고해 5월 11일자로 의견 접수를 마감했다.

법에 담긴 특례는 기업 활동 쪽에 몰려 있다. 저탄소 인증제 도입, 저탄소 철강 특구 신설, 기업결합 사전 심사 기간 단축, 공정거래법상 공동행위 예외와 정보 공유 허용이 조항으로 들어갔다. 반면 업계가 요청해온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와 정부 주도 사업재편 방안은 시행령에 반영되지 않았다.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은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전기요금 지원이 WTO 규정상 제소 대상이 될 수 있고 다른 업종과의 형평성 문제도 따른다고 설명했다.

법이 겨냥한 통상 환경은 지난 1년 사이 크게 흔들렸다. 미국은 2025년 철강 품목에 50% 관세를 부과했는데, 2026년 1~4월 대미 철강 수출량은 146만 톤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2.0% 늘었다. 품목별로 보면 강판류가 14.8%, 선재·봉강·철근류가 1345% 증가했다. 관세를 물리고도 물량이 줄지 않은 흐름을 놓고 통상 당국과 업계의 해석은 엇갈릴 수 있다.

중국 변수도 함께 움직였다. 중국 산업정보기술부는 2026년 5월 생산설비를 교체할 때 생산능력을 최소 3분의 1 줄이도록 하는 개정안을 내놨다. 세계철강협회 집계로 2026년 1~4월 중국 조강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했다. 감산이 이어질 경우 공급 과잉 압력은 완화될 수 있으나, 감소분의 절대 규모와 지속 기간에 따라 국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달라진다.

이런 가운데 전국금속노동조합 철강업종분과위원회는 1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에서 대정부 요구를 내걸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현대제철 정규직·자회사·비정규직 지회와 포스코 정규직·사내하청 비정규직 지회, 현대종합특수강지회, 현대비앤지스틸지회가 함께 참여했다. 시행일까지 2주가 남은 때 열린 회견이다.

요구 항목은 크게 세 갈래다. 첫째는 참여권으로, 철강산업 기본계획과 연간 실행계획을 세우고 평가하는 과정에 노동조합이 들어가고 대통령 직속 또는 정부 산하 철강 관련 위원회에 노조·지역 대표 참여를 의무화하며 정부 지원 기준과 평가 결과를 공개하라는 내용이다. 둘째는 지원의 조건으로, 설비 조정과 사업재편을 지원할 때 고용 유지·총고용 보장·정리해고 금지를 전제로 걸고 인력 감축이나 감산, 공정 전환 계획을 승인하기 전에 고용영향평가를 거치라는 요구다. 세제·재정 혜택을 받는 기업이 노조와 미리 협의하고 고용안정 계획을 제출하도록 하는 안도 여기 포함됐다.

셋째는 기술 지원 체계 자체에 노동을 넣자는 요구다. 저탄소 철강 기술의 지원과 인증, 사후관리 단계에서 노동안전과 숙련 유지, 전환 배치를 함께 다루라는 것이다. 노조는 현대제철 포항공장에 이어 인천공장에서도 인력 감축이 진행 중이라고 주장했다. 회사 측 설명은 별도로 나오지 않았다.

수소환원제철과 전기로 고도화 같은 저탄소 전환 기술에 정부 지원 근거를 마련한 것은 K-스틸법의 성과로 꼽힌다. 이재명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 포항 수소·철강·신소재 특화지구 조성과 수소환원제철 상용화 지원, 고부가가치 철강제품 투자 확대를 공약했다. 설비가 바뀌면 필요한 기술과 인력 배치도 바뀌지만, 그 비용을 기업과 정부, 노동자가 어떤 비율로 나눌지는 법과 시행령 어느 쪽에서도 뚜렷하게 읽히지 않는다.

다음 확인 시점은 6월 17일이다. 시행령 최종 조문이 효력을 갖는 날이자, 노조가 요구한 고용 관련 장치가 실제로 담겼는지 조문 단위로 대조할 수 있는 날이다. 저탄소 철강 특구 지정과 첫 기본계획 수립 절차가 뒤이어 시작되면, 지원 요건을 정하는 과정에서 같은 논점이 다시 올라올 여지가 있다.

곽동현 기자 · Breath.E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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