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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탈탄소, 일본은 실증 한국은 설계 단계

플래닛·입력 2026. 04. 21. 오후 2:01:00
여수 GX 국제주간서 녹색철강 시장 선점 시차 지적
수소환원제철 상용화 목표는 양국 모두 2030년이지만 준비 단계가 다르다
수소환원제철 상용화 목표는 양국 모두 2030년이지만 준비 단계가 다르다 / ⓒ 브레스저널

철강과 석유화학의 저탄소 전환 일정이 20일 개막한 녹색대전환(GX) 국제주간의 핵심 의제로 올랐다. 21일 여수 유탑마리나 호텔에서는 'K-스틸법과 GX의 전략적 설계'를 주제로 한 저탄소 철강 세미나가 열렸고, 철강·석유화학 업계와 정부, 환경기관, 미디어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했다. 사단법인 넥스트가 개최한 이 세미나에는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철강협회 등이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두 업종의 탄소 배출량을 합치면 산업 부문 전체 배출의 약 65%에 이른다.

행사 주제는 '녹색대전환, 모두의 성장의 길'이며 25일까지 이어진다. 오후에는 같은 장소에서 '석유화학 산업단지의 청정화학 전환을 위한 정책 및 투자 전략' 세미나가 연달아 진행됐다. 규제 요인으로는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저탄소 철강 수요를 밀어 올리는 축으로 지목됐다.

비용 측면의 추정치도 제시됐다. 뉴클라이밋 인스티튜트 노라 장 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한국 철강 산업이 총 배출 집약도를 약 36% 낮추면 CBAM에 따른 추가 비용 부담이 사실상 0에 수렴한다. 감축의 기준연도와 달성 시점은 이번 발표에서 특정되지 않았다. 미션파서블 파트너십 유미영 한국프로그램 총괄은 '대한민국 저탄소 철강 전환과 경제력 파급효과'를 주제로 발표했다.

일본의 일정은 시간축이 길다. 일본은 2008년부터 일본제철을 중심으로 'COURSE 50' 프로젝트를 통해 고로 이산화탄소의 수소 환원 기술을 개발해 왔고, 2023년부터는 '수퍼 COURSE 50'이라는 실증 단계로 이를 끌어올렸다. 상용화 목표 시점은 2030년경이다. 재정 뒷받침도 함께 설계돼 있어, 일본 정부는 2023년부터 약 10년간 총 150조 엔(약 1500조 원) 규모의 GX 전략을 추진하면서 이 가운데 20조 엔을 철강·화학 등 고탄소 배출업종에 배정하고 'GX 경제이행채' 발행으로 재원을 조달한다.

한국 쪽 계획의 단위는 다르다. 포스코는 2030년 수소환원제철 데모플랜트를 계획 중이며 관련 투자 규모는 약 8300억 원으로 제시됐다. 회사 관계자는 2028년 실증설비를 도입해 2030년까지 상용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는데, 데모플랜트 일정과 실증설비 일정의 시점 서술은 서로 맞물리지 않는다. 세미나에서 언급된 한국 철강 산업의 GX 추진 가치는 450억 달러 규모다.

재원 총액보다 집행 경로가 갈리는 지점이 전환 일정을 좌우한다
재원 총액보다 집행 경로가 갈리는 지점이 전환 일정을 좌우한다 / ⓒ 브레스저널

정부 재원 계획도 총액과 집행 사이에 간격이 있다. 기후금융 투입 목표는 2030년까지 420조 원에서 2035년까지 790조 원으로 늘었으나, 증가분 약 370조 원의 사용처는 공개 전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기후금융의 구체적 집행 계획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11%로 제시됐고, 정부는 2030년까지 20%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넥스트 고은 부대표는 개회사와 기조강연에서 K-스틸법(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과 범부처 GX기획단의 GX 전략 확정이 2026년 상반기에 겹친다고 밝혔다. 그는 수소환원제철 외 중단기 대책으로 직접환원철과 전기로를 이어 주는 복합공정인 DRI-EAF의 병행 추진을 법에 명문화할 것을 제안했다. 2030년 이전에 녹색철강 시장을 선점할 물량을 생산해야 하며, 그린수소가 없는 상황에서도 녹색철강을 만들 수 있는 변수 대응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글로벌 그린수소 공급망이 프로젝트 지연과 운송 기술 미숙으로 당초 계획보다 더디게 확대되는 점은 그린철강 생산의 변수로 꼽혔다.

석유화학 부문에서는 기후솔루션 김아영 연구원이 석유화학특별법 시행령에 'NCC 전기화'를 핵심전략기술 및 고부가 전환 범위에 넣고, NCC 전기화 실증 지원 예산을 기후대응기금에 포함할 것을 제안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0%에 이르고 2024년 수입액이 238조 원이라는 점이 전환 논의의 배경으로 놓였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20일 개막식 개회사에서 에너지 전환에 국제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힌 뒤 '대한민국 에너지 전환 정책'을 주제로 기조강연했다. 그는 탈탄소 전환이 지체되면 중국이 녹색산업 시장을 가져갈 것이라며 세계 태양광 발전 시장의 약 90%를 중국이 점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GX 국제주간은 25일까지 계속된다. 정부가 '대한민국 녹색 대전환 전략(K-GX)'을 내놓겠다고 예고한 시점은 오는 6월이다. 그 문서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철강 공정 전환에 배정된 몫과 집행 연도, 그리고 DRI-EAF 같은 중단기 공정이 지원 대상에 들어가는지 여부다. 총액만으로는 확인되지 않는 부분이다.

플래닛 기자 · Breath.E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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