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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현대제철, 철강 탈탄소 평가 15·16위

플래닛·입력 2026. 04. 05. 오전 11:40:00
18개사 중 50점 넘긴 곳 없어… 고로 설비 편성이 점수 갈라
고로 중심 설비구조가 평가 점수를 갈랐다
고로 중심 설비구조가 평가 점수를 갈랐다 / ⓒ 브레스저널

국제 환경단체 스틸워치가 3월 31일(현지시각) 공개한 '철강 기업 스코어카드 2026'에서 포스코는 100점 만점에 21.9점으로 15위, 현대제철은 21.2점으로 16위를 기록했다. 평가 대상은 11개국에 본사를 둔 주요 철강사 18곳이다. 두 기업은 일본제철, 중국 HBIS 등과 함께 하위 그룹으로 분류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스코어카드는 스틸워치가 처음 내놓은 평가다.

전체 18개사 가운데 50점을 넘긴 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최고점은 스웨덴 SSAB의 46.2점, 그다음이 독일 티센크루프의 41.9점이다. 평가는 5개 영역 21개 지표로 구성됐고, 가중치는 단계적 석탄 퇴출 25%, 친환경 전환 확대 25%, 사회·환경적 책임 20%, 기후 대응 성과 15%, 목표 및 투명성 15%다. 분석에는 2024년 데이터를 중심으로 각 기업의 지속가능성 공시가 활용됐다.

점수를 가른 것은 선언이 아닌 설비였다. 포스코는 국내에 전기로 없이 석탄 기반 고로 8기를 운영하며 폐쇄 계획을 내놓지 않았고, 광양제철소 제2고로 개수를 추진하고 있다. 배점의 절반이 석탄 퇴출과 친환경 전환 확대에 걸려 있는 평가에서 고로 존속은 감점 요인으로 작용한다. 개수 투자액과 완공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재생에너지 사용량을 0으로 보고했다. 생산 과정 탄소 배출량이 1톤당 350kgCO₂e 이하인 '녹색 철' 지표에서도 두 기업은 사실상 0점 수준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포스코는 2024년 국제 이니셔티브 리스폰서블스틸에서 탈퇴했고, 이 결정은 외부 검증·투명성과 사회·환경 책임 지표에 부정적으로 반영됐다.

현대제철 쪽 사정은 조금 다르다. 고철 사용 비중이 높아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는 평가 기업 평균을 밑돌았고, 미국 루이지애나에 직접환원철-전기로(DRI-EAF) 공장 건설 계획도 발표했다. 반면 석탄 소비량을 공시하지 않아 데이터 투명성 지표에서 최하 수준 평가를 받았으며, 기존 고로 폐쇄 로드맵도 제시하지 않았다. 2024년 조강 생산량은 포스코 약 3500만 톤, 현대제철 약 1800만 톤으로 파악된다.

선언한 목표와 실제 설비 전환 사이의 간극
선언한 목표와 실제 설비 전환 사이의 간극 / ⓒ 브레스저널

포스코가 추진하는 수소환원제철(HYREX)에 대해 보고서는 실증 단계로 평가했다. 두 기업 모두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으나 SBTi로부터 기후 목표를 검증받지는 않았다. 보고서는 목표와 실제 설비 전환·투자 사이의 간극을 '전환 준비도 격차(transition readiness gap)'로 규정했다. 철강 산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0%를 차지하고, 이 산업 직접 배출의 약 90%가 석탄 기반 고로 공정에서 나온다.

평가 순위가 수출 비용으로 옮겨붙는 통로는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다. 철강 등 6개 품목의 탄소 함유량에 배출권거래제 연동 탄소가격을 매기고, 수출업체는 함유량에 상응하는 인증서를 사야 한다. 지난해 한국의 대EU 철강 수출액은 43억 달러로 CBAM 대상 6개 품목 중 가장 컸다. 알루미늄 5억 달러, 비료 500만 달러, 시멘트 100만 달러가 뒤를 이었고 전력·수소 수출은 없었다.

정부 대응은 자금 쪽에 몰려 있다. 탄소중립 설비 투자를 겨냥한 녹색금융 규모를 올해 3조8000억원 수준에서 내년 9조4000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수소환원제철 기초기술 개발에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269억원이 투입됐고, 적정성 재검토를 거쳐 2026년부터 실증사업 지원이 추진된다. 철강 부문에 배정될 몫은 공개 전이다.

기후솔루션 철강팀 권영민 연구원은 두 기업의 최하위권 성적이 석탄 기반 생산 의존과 저탄소 전환 지연을 보여주는 경고라고 밝혔다. 이번 결과는 기후솔루션이 발췌·번역해 4월 1일 국내에 배포됐다. 철강 업종은 국내 산업 부문에서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업종이기도 하다.

21.9점과 21.2점은 두 기업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재는 눈금이 아니다. 고로가 몇 기 남아 있고 그 고로를 언제 어떻게 바꿀지가 문서로 적혀 있는지를 재는 눈금이다. 다음 스코어카드에서 점수가 움직이려면 폐쇄 시점이 담긴 로드맵과 석탄 소비량 공시가 그 사이에 나와야 한다. 광양 제2고로 개수의 세부 일정, 그리고 정부 실증사업 지원의 규모가 올해 안에 어디까지 구체화되는지가 그 조건을 가른다.

플래닛 기자 · Breath.E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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