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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C 전기화, 배출 70%를 겨눈 해법의 조건

플래닛·입력 2026. 03. 20. 오후 6:48:00
국회 토론회 이틀, 산업계·시민단체·정부가 짚은 전력과 비용
석유화학 공정 배출의 약 70%가 NCC 한 공정에서 나온다
석유화학 공정 배출의 약 70%가 NCC 한 공정에서 나온다 / ⓒ 브레스저널

석유화학 나프타분해시설(NCC)을 전기로 가동하는 전환안이 지난 16일과 1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두 차례 토론회의 공통 의제로 올랐다. 김아영 기후솔루션 석유화학팀 연구원은 17일 발제에서 NCC 공정이 석유화학 공정 온실가스 배출의 약 7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같은 발제는 NCC 전기화가 비용 측면에서 연료 수소화보다 효과적이라는 분석을 제시했다. 반면 필요한 전력 규모와 요금 부담을 놓고 산업계가 제시한 조건은 여전히 달랐다.

16일 토론회는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 주최로 '산업부문 탈탄소화, 전기화 전략과 제도 설계'를 주제로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의실에서 열렸다. 서 의원은 산업 부문이 국가 전체 온실가스 총배출량의 약 41%를 차지하는 최대 배출원이라고 밝혔다. 2018년 이후 6년간 산업 부문 감축률은 4.5%에 그쳤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같은 기간 전환 부문 감축률은 약 22.9%로 제시됐는데, 두 수치 모두 기준연도 표기는 발언에 포함되지 않았다.

주제 발표를 맡은 권필석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장은 국내 산업 탈탄소 전환이 초기 단계이며 데이터 기반 정책 인프라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철강·석유화학 업계는 전기화를 포함한 공정 전환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전력 비용 부담, 대규모 전력 수요, 설비 전환 투자 부담을 장애 요인으로 지목했다. 남정임 철강협회 기술환경실장은 산업용 전기요금이 최근 3년간 70%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 산정 시점과 요금제 종류는 발언에서 특정되지 않았다.

이튿날 같은 회의실에서는 국회 기후위기 탈탄소 경제포럼과 기후솔루션이 공동 주최한 '석유화학 지역위기 극복을 위한 탈탄소 전략 토론회'가 열렸다. 좌장은 윤제용 서울대 교수가 맡았고 업계·전문가 등 5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파악된다. 토론회에서 석유화학 업계는 전기요금이 2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전날 철강 측이 제시한 70%와는 기간도 대상도 겹치지 않아 두 수치를 나란히 놓고 견주기는 어렵다.

김 연구원은 지역 의존도를 함께 짚었다. 제조업 기준 지역내총생산에서 석유화학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남 29.5%, 충남 26.5%이며, 충남 서산 대산단지는 제조업 출하의 81.4%가 석유화학에서 나온다. 히트펌프 등 일부 공정은 상용화 단계여서 2030년 이전 적용이 가능하고, 2035년을 기점으로 NCC 전기화가 본격 도입되는 시나리오가 제시됐다. 해외에서는 BASF, SABIC 등이 대규모 실증 설비를 가동하는 반면 국내는 소규모 기술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전남·충남 제조업의 4분의 1 이상이 석유화학에 묶여 있다
전남·충남 제조업의 4분의 1 이상이 석유화학에 묶여 있다 / ⓒ 브레스저널

박진수 플랜잇 대표는 탈탄소 기술별 투자비용 분석 발제에서 NCC 전기화가 수소화 등에 비해 현실적 대안이라고 밝히고 정부와 기업의 리스크 분담을 요구했다. 전기 기반 NCC가 수소 기반 공정보다 기술 성숙도와 도입 시점에서 앞선다는 평가와 함께, 2030년대 중반 이후 전기 기반 전환이 현실적 시나리오라는 견해도 내놨다. 제도 설계로는 독일 사례를 참고한 한국형 탄소차액계약제도(K-CCfD) 도입을 제안했다.

기업 측 반응은 조건부였다. 장용희 LG화학 저탄소추진팀장은 100만 톤 규모 NCC를 기준으로 최대 1GW 수준의 전력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했다. 초고온 환경에서 소재 내구성과 장기 운전 안정성 검증이 남아 있고, 부생가스 처리와 열 균형 재설계 등 공정 전체를 다시 짜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동하 HD현대케미칼 팀장은 경제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사업 추진이 어렵다며 셰일가스 기반 원료 도입과 기존 설비 코피딩 실증, 인프라·정부 자금 지원을 요구했다.

국내 석유화학은 여수·울산·대산 3대 거점을 중심으로 중국·미국·사우디에 이어 세계 4위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생산액은 2023년 111조 원, 수출액은 2024년 480억 달러다. 동시에 이 업종은 산업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의 18.8%인 5360만 톤을 배출해 철강 다음으로 비중이 크다.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2026년부터 탄소 인증서 구매 의무를 본격 부과하고 미국 청정경쟁법(CCA) 입법이 진행 중이라는 점에는 시민단체와 정부, 학계가 인식을 같이했다.

17일 토론회 패널로는 최정윤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윤우숙 충남도청 미래산업과 팀장과 함께 임호순 기후에너지환경부 탈탄소녹색산업혁신과장, 박중희 산업통상부 화학산업과 사무관이 참여했다. 김 연구원은 NCC 전기화를 석유화학 특별법의 핵심 전략기술에 포함할 것을 주장했다.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축사에서 정부가 승인한 '대산 1호 프로젝트'를 통한 생산설비 효율화와 NCC 중심 범용 제품 비중 축소를 제시했다.

이틀간의 논의에서 전기화 필요성 자체를 부정한 쪽은 없었다. 갈라진 것은 전력을 얼마에, 언제까지, 누구 부담으로 확보하느냐였다. 100만 톤당 1GW라는 추정치와 3년간 70%라는 요금 인상률이 같은 회의실에서 나란히 놓인 상태에서, 두 지표를 이어 주는 산정 기준은 공개 단계에 이르지 않았다. 특별법의 전략기술 지정 여부가 다음 확인 지점이 된다.

플래닛 기자 · Breath.E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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