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에너지환경부가 29일 업무계획을 통해 범정부·민간 협의체인 '대한민국 녹색전환(K-GX) 추진단' 출범을 밝혔다. 같은 계획에는 2030년까지 전기·수소차 신차 판매 비중 40%를 달성한다는 목표가 포함됐다. 재정·세제·금융 지원을 묶은 K-GX 전략은 2026년 상반기 내 공개하겠다는 설명과 2026년 안에 마련하겠다는 설명이 함께 제시돼 시한이 하나로 좁혀지지 않았다. 지원의 총 규모와 조달 방식은 이번 발표에 담기지 않았다.
기후에너지정책실 업무계획의 뼈대는 세 가지다. 탄소중립 국가 시스템 완성, 경제·사회의 녹색 대전환, 국민 참여형 기후위기 대응이다. 산업·경제 구조를 탈탄소 성장지향형으로 바꾸는 K-GX 추진전략은 이 가운데 두 번째 축에 해당한다. 추진단은 그 전략을 설계하고 이행을 조율하는 협의체로 설정됐다.
수송 부문의 수단은 비교적 구체적이다. 내연차 전환지원금과 소형 승합 등 신차종 보조금이 신규 도입되고, 대규모 전환 수요를 발굴하기 위한 EV100 캠페인이 2026년 2월부터 전개된다. 양방향 충·방전(V2G)과 간편결제·충전(PnC) 서비스는 2026년 하반기 중 개시할 방침이다. 다만 지원금 단가와 총예산, 충전 인프라 확충 목표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수송 밖에서도 전환 대상이 지정됐다. 기후부 소속·산하기관 선박 172척의 전기선박 전환을 지원하고, 건설·농업기계 전동화 전략을 마련한다. 그린수소 생산 플랜트 실증사업은 약 6000억 원 규모로 예비타당성 조사와 수소사업법 제정이 병행 추진된다. 다만 선박 전환의 완료 시점, 실증사업 재원의 부담 주체는 제시되지 않았다.
제도 쪽에서는 배출권시장 정상화가 과제로 올라 있다. 한국형 시장안정화예비분(K-MSR) 운영기준과 활성화 이행안을 2026년 내 마련하고, 녹색금융은 감축효과 중심으로 개편해 전환금융과 연계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2035 NDC를 반영한 연도별·부문별 감축 로드맵과 제2차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2026~2045)을 마련하고, 2050년 감축경로를 담은 법 개정도 추진된다. 감축 로드맵의 부문별 배분은 산업계가 부담할 전환 비용의 크기를 사실상 결정하는 변수다.
비교 대상으로 자주 인용되는 사례는 일본이다. 일본은 민관 합동으로 10년간 150조 엔, 약 1400조 원 규모를 투자하는 GX 추진전략 계획을 제시했고, 20조 엔·약 186조 원 규모의 GX 경제이행채 발행 계획도 내놨다. 산업별 기술 로드맵을 기반으로 접근해 주요 발전사업자들이 암모니아 혼소와 CCUS 기술개발·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국채 발행으로 초기 재원을 조달하고 산업별 로드맵으로 투자 방향을 고정한 구조다.
국내 산업계 일부는 이 사례를 근거로 NDC와 배출권거래제 완화,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Taxonomy)보다 폭넓은 기준의 전환금융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전환금융의 시장 기반은 아직 두껍지 않다. 전환채권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32억5000만 달러다. 전환금융 가이드라인은 2026년 내 마련될 것으로 언급됐으나 소관과 확정 여부는 정리되지 않은 상태다.
추진단을 둘러싼 기본 정보도 아직 정돈되지 않았다. 명칭은 '녹색대전환'과 '녹색전환', '민·관합동 K-GX 추진단'으로 갈려 표기되고, 출범 시점 역시 이달 하순에 이미 출범했다는 서술과 이번 주 새 소식으로 다뤄진 서술이 병존한다. 참여 부처와 민간 기관 명단, 구성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당장의 점검 시점은 두 개다. EV100 캠페인이 시작되는 2026년 2월, 그리고 K-GX 전략이 공개되기로 한 상반기다. 40%라는 목표가 산업계의 설비·공급망 계획에 반영되려면, 그 전략 문서에 지원 규모와 재원 조달 방식이 숫자로 적혀야 한다. 목표 연도까지는 4년이 남았고, 그 사이 기업이 결정해야 할 투자는 로드맵 확정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