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에너지환경부가 5일 출범 1년 성과를 발표했다. 부처가 앞세운 항목은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수립, 전기차 보급 확대, 탈플라스틱·순환경제 전환이다. 전기차는 2026년 4월 기준 누적 100만대를 넘었고 신차 가운데 전기차 비중은 22% 수준으로 제시됐다.
정부는 2025년 11월 2035 NDC를 확정했다. 2018년 순배출량을 기준으로 2035년까지 온실가스를 53~61% 줄이겠다는 내용이다.
보급 실적은 지표상 뚜렷하다. 2025년 연간 전기차 보급은 22만1000대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2026년 1분기 실적은 8만5533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0% 늘었다. 전기버스 국산 비중도 2023년 45.8%에서 66.3%로 올라섰다.
그런데 이 66.3%가 2025년 기준인지 올해 기준인지는 발표 자료 안에서도 표기가 엇갈린다. 100만대 돌파 시점 역시 4월로 명시한 설명과 시점 없이 누적만 밝힌 설명이 함께 나온다.
발전 부문 배출권 유상할당 비율은 2025년 10%에서 2026년 15%로 오르고, 2030년에는 5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 서 있다. 전력 부문에서는 K-RE100과 영농형 태양광 특별법 등 제도 개선이 이뤄졌으며, 차세대 분산형 전력망 구축과 석탄발전 단계적 폐지가 다음 과제로 걸려 있다. 재활용 영역에서는 전기·전자제품 생산자책임재활용(EPR) 대상이 기존 50종에서 전 품목으로 넓어지고, 모든 폐가전을 무상으로 거둬가는 체계를 만들기로 했다. 지난 4월 발표된 탈플라스틱 순환경제 전환 추진계획은 2030년까지 폐플라스틱 발생 전망치 대비 나프타 기반 신재 플라스틱 사용을 30% 이상 줄이는 것을 핵심으로 삼았다.
보급이 늘어난 만큼 국내 생산 기반도 커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4월 말 한국이 태양광 시장에서 손을 떼면 중국이 세계 시장을 차지하게 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 보조금 사업에 국산 모듈과 인버터 사용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고, 국회는 에너지 위기 대응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하면서 국산 모듈 사용을 권고하는 부대의견을 붙였다. 이 방안이 고시 개정 같은 어떤 형태로 굳어질지, 언제부터 적용될지는 후속 절차에 달렸다.
2001년부터 에너지원별 기준가격을 다르게 적용하는 발전차액지원제도(FIT)가 단계적으로 도입됐고, 2003년 12월 제1차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 및 이용·보급 기본계획을 근거로 보급 확대가 본격화됐다. 보급 정책이 20년 넘게 이어지는 동안 제조 기반 확충은 이번에 과제로 제시됐다.
산업계 부담도 정리되지 않았다. 철강과 석유화학, 정유처럼 에너지를 많이 쓰는 업종은 감축 목표가 강해지면 설비 투자와 생산 비용 압박이 커진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탈탄소 목표를 이행하되 산업 발전과 지방 기업 유치가 함께 가도록 균형을 잡으라고 주문했다. 김 장관은 5월 20일 국무회의에서 기후부 출범 이후 UN에 2035년 탄소저감 목표를 제안하고 에너지와 수송, 건물 부문의 전환 경로를 새로 설계했다고 보고했다.
거버넌스도 손질됐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5월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 첫 전체회의를 주재했다. 공동위원장은 이창훈 민간위원장이 맡았다.
새로 위촉된 민간위원 28명 기준으로 청년 위원 비율은 8.3%에서 17.2%로, 여성 위원 비중은 38.9%에서 48.3%로 올랐다. 김 총리는 2035 NDC 수립 이후 재정투자 확대와 제도 개선으로 태양광과 전기차 보급이 늘어나는 등 성과가 일부 눈에 보이기 시작했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변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같은 회의에서 전국 국·공립 초·중·고에 태양광을 설치하는 '햇빛이음학교' 사업 계획과 기후대응위 산하 '기후시민회의' 운영 방안이 함께 논의됐다.
정부는 상반기 안에 K-GX(한국형 녹색전환) 전략을 내놓고, 하반기에는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제2차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 업종별 탄소감축 로드맵을 차례로 마련하기로 했다. 업종별 로드맵이 철강·석유화학의 투자 부담을 어떤 방식으로 나누는지, 전력수급계획이 태양광 설비를 어디서 조달하는 그림을 담는지가 다음 1년의 평가 기준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