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시장직 인수위원회 '시민주권 열린 전주 위원회'가 23일 '시민돌봄 책임도시'를 목표로 한 돌봄·복지 정책 밑그림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인수위 돌봄·복지 분과는 재정 여건이 빠듯해도 시민의 하루에 곧바로 닿는 돌봄과 복지만큼은 줄이지 않겠다는 기조를 세웠다. 필수 영역부터 재정을 채워 넣는 쪽으로 방안을 다듬는 중이다. 분과위원장은 고선미다.
지자체 예산이 조여들 때 가장 손대기 쉬운 항목이 돌봄이었다. 사업 하나가 사라져도 당장 도시가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전주가 그 관행을 뒤집어 돌봄을 기준선에 올려두겠다고 한 것은, 조지훈 당선인의 민선 9기가 예산 편성에서 돌봄을 우선 순위에 두겠다는 뜻이다.
복지정책의 큰 줄기는 생애 어느 구간에서도 지원이 끊기지 않게 하겠다는 것으로 잡혔다. 태어난 순간부터 삶의 마지막 시기까지를 하나의 선으로 보겠다는 뜻이다. 분과는 공약 22건을 검토하고 있다.
검토 대상은 출산과 양육, 청소년의 성장, 청년 자립, 어르신 돌봄과 일자리, 여성 안전과 권익, 장애인의 이동권·건강권, 1인 가구의 고립 예방까지 걸쳐 있다. 세부안으로는 취학 전 아동에게 '전주 아이꿈 수당'을 주는 방안, 어린이·청소년이 100원으로 버스를 타게 하는 제도의 단계적 도입, 생리용품을 조건 없이 지원하는 사업이 올라 있다. 지급액이나 대상 규모 같은 세부 수치는 확정되지 않았다.
어르신 쪽에서는 스마트 시니어 돌봄 시스템과 일상생활 안심동행 서비스, 공공형·사회참여형 일자리 확대가 중심 과제로 꼽혔다. 여성·장애인 정책에서는 성평등 전문행정을 도입하고 성범죄·스토킹 피해자 지원을 두텁게 하는 안이 검토된다. 장애인 당사자가 참여하는 무장애 인프라 협의체의 제안을 실제 집행으로 이어 주는 체계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

분과는 조직개편안도 준비하고 있다. 돌봄과 복지가 부서별로 쪼개져 있으면 한 사람이 여러 창구를 돌아다녀야 한다. 현장에서 한 번에 받을 수 있도록 행정의 칸막이를 낮추는 작업이 함께 진행 중이다.
정부는 올해 3월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이 시설로 옮기지 않고 살던 집에서 의료·복지 서비스를 함께 받는 통합돌봄 제도를 본격 가동했고, 7월 4일이면 전국 시행 100일이 된다. 통합돌봄지원법 시행에 맞춰 전국 지자체가 의료·돌봄·복지·주거를 거치는 체계를 짜고 있다. 사회복지·의료 분야 전문가 5인이 100일 성과와 보완점을 짚은 조사에서는 서비스끼리 연결되지 않는 행정체계의 분절성이 가장 많이 언급됐다.
배경의 인구 지표는 뚜렷하다.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025년 20%를 넘어섰고 2050년에는 40%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합계출산율은 2024년 0.75명 수준으로 OECD 최저권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자는 2008년 약 21만 명에서 120만 명을 넘어섰고, 65세 이상 10명 중 2명 넘게 혼자 살고 있다.
지역에서는 협동조합이 이 공백을 메워왔다. 2001년 연구회로 출발해 2004년 창립하고 2014년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한 전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은 조합원 2356세대, 직원 351명 규모로 커졌다. 이곳이 꾸린 '통합돌봄 서포터즈 건강지킴이'는 전주 35개 동에서 움직인다.
혼자 사는 1945년생 어르신의 당화혈색소는 8.7%에서 7.9%로, 다시 7.3%로 내려갔다. 이 기간 건강지킴이의 정기 방문이 이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