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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서 없이도 닿는 복지로, 5년 설계도 나왔다

인터뷰·입력 2026. 05. 27. 오후 12:47:00
사회보장기본계획 수정안 국무회의 보고, 고립 대응 세부과제로
서류가 쌓여도 사람에게 닿지 못하는 복지의 틈
서류가 쌓여도 사람에게 닿지 못하는 복지의 틈 / ⓒ 브레스저널

보건복지부가 국무회의에 제3차 사회보장기본계획 수정계획안을 올린 것은 하루 전인 26일이다. 앞으로 5년, 2030년까지 나라의 복지가 어디로 갈지를 담은 문서다. 비전으로는 '모두의 복지, 함께 잘 사는 사회'가 걸렸고, 보장의 폭을 넓혀 태어나서 나이 들 때까지 생애 전 과정을 함께하겠다는 목표가 붙었다.

계획의 뼈대는 세 갈래다. 소득을 지켜 삶을 떠받치는 축, 일상에 필요한 기본서비스를 두텁게 하는 축, 다가올 변화에 맞춰 사회보장의 기반을 새로 짜는 축. 이 세 축 아래 9대 중점과제와 26대 세부과제가 매달려 있다.

이 문서가 지금 나온 배경에는 이름이 남은 죽음들이 있다. 2022년 수원에서 숨진 세 모녀는 생계급여와 긴급복지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지원은 닿지 않았다. 주민등록상 주소와 실제로 사는 곳이 달랐고, 행정기관은 이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끝내 알지 못했다.

그 뒤로도 비슷한 일이 반복됐다. 2023년 전북의 한 원룸에서 사망 사건이 있었고, 울산 울주군에서는 아이를 키우던 가구가, 전북 임실군에서는 노인 돌봄이 필요한 가구가 뒤를 이었다. 공통점은 하나다. 창구에 스스로 찾아와 서류를 내야 지원이 시작되는 방식으로는 이들에게 닿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정부가 손보려는 지점이 여기다. 신청이 있어야만 작동하던 관행을 보완해 자동으로 지급하거나 행정이 직권으로 신청을 대신하는 체계를 만들고, 인공지능으로 위기가구를 찾아내며, 필요한 물품을 부담 없이 가져갈 수 있게 하는 '그냥드림'을 넓히겠다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상 급여와 시행 시점을 담은 세부안은 확정되지 않았다.

기다리는 복지에서 찾아가는 복지로 바뀌는 지점
기다리는 복지에서 찾아가는 복지로 바뀌는 지점 / ⓒ 브레스저널

기본서비스를 다루는 두 번째 축에는 눈에 띄는 항목이 하나 들어갔다. 지역사회 정신건강 관리체계 확립과 함께, 사회적 고립·외로움에 대응하는 일이 별도의 세부과제로 올랐다. 마음이 무너지고 관계가 끊기는 상태를 개인이 감당할 몫으로 두지 않고 국가가 다룰 사안으로 명시한 것이다.

소득 보장 축에서는 사회연대경제 활성화가 세부과제로 담겼다. 지역특화 소득모델, 기본소득 추진과 나란히 놓였다. 복지부는 사회연대경제기본법을 만들어 근거를 세우고,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 같은 조직이 돌봄·주거·문화 영역에서 지역의 일자리와 서비스를 실제로 공급하도록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통계는 두 얼굴을 보여준다. 2024년 1인당 국민총소득은 4381만원으로 한 해 전보다 3.5% 늘었고, 2025년 고용률 62.9%는 2020년 60.1%에서 5년 내리 오른 결과다. 반면 상대적 빈곤율은 15.3%로 0.4%포인트 올랐고, 66세 이상에서는 39.8%에 이른다. 30대와 40대 고용률이 80% 안팎인 사이 20대는 60.2%로 떨어졌고, 저임금근로자 비율 16.1%는 줄어드는 흐름이면서도 OECD 평균을 웃돈다.

전체가 오르는 동안 특정 연령대와 특정 처지의 사람들이 뒤로 밀린다는 뜻이다. 계획서가 다루겠다고 적은 사각지대는 이 간격 안에 있다. 다섯 해 뒤 이 지표들이 어떻게 달라져 있을지가 이번 설계의 성적표가 된다.

기초생활보장 상담은 주소지 행정복지센터에서 받을 수 있고, 이웃의 위기를 알릴 창구는 보건복지상담센터 129번이다. 신고가 발굴의 출발점이 되던 시절이 곧 끝나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문서 한 장의 성격은 달라졌다. 사람이 찾아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행정이 나서서 움직여야 한다고 국가의 5년 계획에 적혔다.

인터뷰 기자 · Breath.So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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