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탄 화력 한 기를 언제 멈출지, 그 뒤를 무엇이 채울지는 어느 회의실에서 정해지는가. 오랫동안 이 결정은 다섯 갈래로 흩어져 있었다. 발전 5사를 하나로 되돌리는 논의가 다시 올라온 지금, 따져야 할 것은 조직도의 모양이 아니다. 통합 회사의 성과지표에 재생에너지 목표가 못 박히는지다.
재통합은 오래 말만 오가던 사안이었다. 크게 달라진 것은 그동안 강하게 반대하던 노동조합이 찬성으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통합안의 세부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논의의 문이 열렸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회사가 나뉘어 있으면 재생에너지 설비 목표도 나뉜다. 나뉜 목표는 각자의 사정에 따라 미뤄지고, 미뤄진 몫은 어느 회사의 책임인지 흐려진다. 발전 부문 재편이 이번처럼 정면으로 다뤄질 기회는 다시 오기 어렵다. 통합의 성패는 재생에너지 목표가 통합 조직의 핵심 성과지표로 들어가느냐에 달려 있다.
반대 논리는 만만치 않다. 덩치가 커진 사업자는 관성도 함께 커진다는 지적이다. 다섯이 경쟁하며 생기던 긴장이 사라지면 석탄 설비의 수명이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에는 근거가 있다.

그러나 그간의 경쟁이 재생에너지 투자를 끌어올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경쟁의 축은 발전 단가에 맞춰져 있었고, 싸게 많이 만드는 쪽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관성을 막는 것은 경쟁보다 지표다. 목표 미달이 경영평가 점수와 경영진 성과에 실제로 반영될 때 계획은 문서 밖으로 나온다.
통합이 어그러지면 전환이 끝장난다는 말도, 통합만 되면 전환이 저절로 굴러간다는 말도 사실과 거리가 멀다. 탄소중립 선언문 한 장으로 갈음된다면 바뀌는 것은 간판뿐이다. 반대로 연도별 설비 목표와 석탄 설비 전환 일정이 문서 본문에 들어간다면, 조직 개편은 전환을 밀어 올리는 힘이 된다.
발전 부문은 시민이 주인인 영역이다. 통합안이 공개되면 목차부터 펼쳐 볼 만하다. 재생에너지 목표가 본문 앞쪽에 있는지 부록 끝에 붙어 있는지, 그 한 가지만 확인해도 이번 개편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가늠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