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반가사유상이 처음으로 나란히 놓인다는 계획이 지난 12일 공개됐다. 전시명과 기간, 열리는 곳은 확정되지 않았다.
반가사유상은 한쪽 다리를 다른 무릎 위에 올려놓고, 손가락 끝을 뺨에 가볍게 댄 채 생각에 잠긴 부처의 모습이다. 눈은 감긴 듯 뜬 듯하고 입가는 웃음인지 아닌지 분간하기 어렵다. 청동 표면은 오랜 세월을 지나며 검푸르게 가라앉았고, 어깨에서 흘러내린 천의 주름은 손끝의 굴곡까지 이어진다.
이 형식은 인도에서 태어나 중앙아시아를 지나 중국을 거쳐 한반도에 닿았다. 국경을 넘는 동안 옷차림도 얼굴선도 조금씩 달라졌지만, 다리를 반쯤 접고 뺨에 손을 대는 그 자세만은 그대로였다. 한반도에서는 삼국시대가 저물 무렵부터 통일신라가 열리던 시기까지 이 형상이 활발하게 만들어졌다.
정작 그 손끝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확정된 답이 없다. 남겨진 기록이 넉넉하지 않은 탓에, 해석은 여러 갈래로 갈라진 채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고뇌를 형상화했다는 견해와 깨달음 직전의 정적을 담았다는 견해가 오랫동안 나란히 존재해 왔다.
사단법인 한국불교연구원(원장 이주형)은 그 여러 축을 정면으로 다루는 강좌를 준비했다. '2026년 원효학당 두 번째 강좌'는 다음 달 1일 저녁 6시 30분에 문을 열고 3주 동안 이어진다. 주제는 '불교에서의 사유와 이미지: 반가사유상의 상징과 의미'다.
진행은 이주형 서울대 명예교수와 하정민 계명대 교수의 대담으로 꾸려진다. 7월 1일 '고뇌와 사유', 8일 '수행의 계위', 15일 '사유와 공감'의 세 방면으로 나뉜다. 수강료는 10만 원이고, 구도회원·청년구도회원에게는 절반인 5만 원이 적용된다. 신청을 마치면 줌 접속 주소와 강의 자료를 받는다(6월 10일 보도 기준).
불상을 찾는 사람은 눈에 띄게 늘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325만 5160명이 다녀갔다고 지난 9일 밝혔다. 내국인 313만 3136명, 외국인 12만 202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4만 1592명보다 45.2% 많다. 지난해 연간 관람객 650만 7483명은 1945년 개관 이후 가장 큰 규모였다.
경주에서도 관람객이 늘었다. 국립경주박물관의 올해 누적 관람객은 5월 30일에 100만 961명을 넘겼다. 지난해 같은 시기 57만 6104명에서 73.7% 늘었고, 100만 명 선을 통과한 날짜는 지난해 8월 24일보다 86일 앞당겨졌다.
사람이 몰리는 만큼 조용함을 지키기는 어려워진다. 지난해 7~8월 두 달 동안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161만 2000명은 하루 1만 5000명이라는 적정 관람 인원 기준을 넘어선 규모였다. 관람객이 몰리는 여름에는 사유의 방도 적정 인원을 유지하기 어렵다.
박물관의 여름 일정은 촘촘하다. 이달 23일 '어메이징 타일랜드: 태국미술명품전'이 열리고, 7월 1일부터 10월 25일까지는 '우리들의 밥상' 특별전이 이어진다. 두 반가사유상의 대면이 언제 어디서 이뤄질지는 다음 발표를 기다려야 한다.
강좌가 열리기 전에도 사유의 방은 관람객을 맞는다. 조명이 낮게 깔린 어둠 속으로 몇 걸음 들어가 상 앞에 서면, 뺨에 닿은 손끝과 살짝 굽은 발가락이 눈에 들어온다. 천오백 년 전 누군가가 저 표정을 붙들려 애썼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관람객이 그 앞에 머무는 시간에는 정해진 길이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