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경주박물관이 특별전 '황룡봉불'에서 경주 황룡사 목탑의 사리장엄구를 처음 공개한다. 탑이 불에 타 사라진 뒤 1300년 동안 사람들의 눈에 닿지 않았던 물건들이다. 전시 기간과 관람 요금은 박물관 공지를 통해 확정된다.
황룡사 목탑은 나무로 세운 탑이었고, 그 나무는 불길 속에서 형체를 잃었다. 탑 한가운데에 봉안됐던 사리장엄구는 금속이어서 그 열을 견뎠다. 이번 전시는 견뎌낸 것들을 유리 너머에 놓고, 관람객이 천천히 들여다볼 시간을 준다.
전시를 보고 난 뒤에 가볼 곳은 황룡사지다. 봄에는 풀이 자라고 겨울에는 마른 풀이 바람에 눕는다. 주춧돌은 손을 대면 차갑고, 비 온 뒤에는 젖은 흙냄새가 오래 남는다.
사리장엄구는 감상용으로 만들어진 물건이 아니었다. 탑을 세운 사람들이 가장 귀하다고 여긴 것을 골라 넣었고, 탑이 무너진 뒤에도 그것은 제 위치를 지켰다. 전시가 보여주는 것은 유물의 목록보다 그 지켜진 시간에 가깝다.
공개는 유물을 빛과 공기에 내주는 일이기도 하다. 오래 감춰 둘수록 물건은 안전하지만, 보이지 않는 유물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조용히 밀려난다. 어디쯤에서 균형을 잡을지가 이런 전시의 실제 어려움이고, 박물관도 그 사이에서 기간과 조건을 정한다.
경주에서 황룡사는 절터 이름이면서 동시에 지역의 오래된 생활 배경이기도 하다. 학교 가는 길에, 저녁 산책길에 그 빈 들을 지나온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 이번 공개는 늘 지나치던 땅속에 무엇이 있었는지 확인하는 일이 된다.
관람 계획은 박물관 공지가 나온 뒤에 세우는 편이 낫다. 전시명은 '황룡봉불', 장소는 국립경주박물관이다. 그 밖의 세부 일정은 공개 전이다.
전시장을 나오면 목탑이 서 있던 터까지 걸어볼 만하다. 유리 안의 사리장엄구와 절터의 주춧돌은 같은 탑에서 나온 것이다.
행사 정보
전시: 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 '황룡봉불'
장소: 국립경주박물관
공개 유물: 경주 황룡사 목탑 사리장엄구
일시·요금: 박물관 공지로 확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