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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백 년 줄이 태화강에 다시 놓인다

편집부·입력 2026. 06. 21. 오전 11:40:00
단옷날 풍년을 비는 울산 마두희, 경산·태백에서도 이어지는 단오 세시
단오 절기, 태화강 강변에 줄이 길게 놓인다
단오 절기, 태화강 강변에 줄이 길게 놓인다 / ⓒ 브레스저널

울산 태화강 강변에서 마두희 축제가 열린다. 단옷날에 맞춰 풍년을 비는 줄다리기가 강가에 다시 펼쳐진다. 삼백 년을 이어온 세시가 올해도 같은 절기에 돌아왔다.

축제의 중심은 줄이다. 볏짚을 꼬아 만든 줄은 손바닥에 닿는 결이 거칠고, 마른 풀 냄새가 강바람에 섞여 둔치를 낮게 흐른다. 양쪽에서 힘이 실리는 순간 줄이 팽팽해지며 삐걱이는 소리를 낸다.

줄다리기는 승패를 가르는 놀이인 동시에 한 해 농사를 비는 의례였다. 마을이 편을 나누고, 편을 나눈 사람들이 같은 줄을 잡는다. 갈라섰다가 다시 한 줄에 손을 얹는 이 반복이 세시의 핵심이다.

같은 절기에 경산 자인에서는 자인 단오제가, 태백에서는 황지연못 단오제가 열린다. 낙동강의 첫 물이 솟는 연못가에서 치르는 단오와, 강변 둔치에서 줄을 당기는 단오는 결이 다르다. 물길과 들녘이라는 땅의 사정이 의례의 모양을 갈랐다.

절기 의례가 일정표 안으로 들어오면 놀이는 남고 비는 마음은 옅어지기 쉽다. 반대로 무대에 오르지 못한 세시는 기억하는 사람이 줄어드는 동안 조용히 끊긴다.

낙동강의 첫 물이 솟는 자리에서도 단오가 치러진다
낙동강의 첫 물이 솟는 자리에서도 단오가 치러진다 / 사진 Treeinkr · CC BY-SA 4.0

그래서 이런 행사는 관광 상품이면서 동시에 전승 현장이다. 줄을 꼬는 손, 편을 짜는 마을 조직, 물가에서 치르는 의례의 순서가 한 해에 한 번씩 몸으로 복습된다. 지역 공동체가 스스로를 확인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구체적인 일정과 요금, 예약 여부는 각 지자체 안내를 확인하고 나서는 편이 좋다. 세 곳 모두 강과 물가에 붙어 있다. 물가를 오래 걷게 되므로 신발과 그늘을 챙길 만하다.

줄을 당기는 시간은 짧다. 그 짧은 시간을 위해 짚을 꼬고 편을 짜는 며칠이 강변에 쌓인다.

행사 정보
일시: 단오 절기
장소: 울산 태화강 일원 / 경산 자인 / 태백 황지연못

편집부 · Breath.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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