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스저널 The Breath Journal

가슴과 배에 얹은 두 손

배진경·입력 2026. 06. 11. 오전 6:12:00
늦은 오후 나무 데크에서 호흡이 가라앉는 동안
손바닥이 먼저 알아차리는 것들
손바닥이 먼저 알아차리는 것들 / 사진 Anastasia Shuraeva · Pexels

해가 기운 오후, 나무 데크 위로 난간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져 있다. 옅은 체크무늬 셔츠에 주름이 잡히고, 볕은 팔뚝의 힘줄과 손등을 따뜻하게 물들인다. 난간 너머로 여름 풀밭이 흐릿하게 번지고, 눈은 반쯤 감겨 있다.

한 손은 가슴 위에, 다른 손은 배 위에 놓였다. 들이쉴 때 아래쪽 손이 조금 밀려 나오고, 내쉴 때 어깨가 미끄러지듯 내려간다. 발바닥은 데크 널의 결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시선은 어느 것에도 붙들리지 않는다.

하루치 서두름이 아직 가슴께에 남아 있는 시간대다. 그 남은 기운은 밀어낸다고 사라지지 않고, 손바닥이 오르내리는 것을 몇 번 지켜보는 사이 저절로 얕아진다.

앉은 채로 넷을 세며 들이쉬고, 여섯을 세며 천천히 흘려보내 보는 것도 괜찮다. 세 번쯤 반복하는 동안 배 위의 손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만 따라가면 어떨까.

볕은 곧 난간 아래로 내려가고, 데크는 하루의 온기를 한동안 더 품고 있을 것이다.

배진경 기자 · Breath.So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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