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스저널 The Breath Journal

유월, 두 개의 단오가 각자의 말을 찾는다

김범수·입력 2026. 06. 03. 오후 2:49:00
계정숲의 국가무형유산과 호수공원의 열세 번째 마당
유월의 단오는 숲 그늘과 물가에서 시작된다
유월의 단오는 숲 그늘과 물가에서 시작된다 / ⓒ 브레스저널

유월의 절기 하나가 두 도시에서 서로 다른 목소리로 열린다. 경북 경산에서는 6월 19일부터 사흘 동안 자인면 계정숲 일대가 '2026 경산자인단오제'의 마당이 되고, 세종에서는 6월 13일 호수공원 푸른들판에 '제13회 세종단오제'가 차려진다. 한쪽은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전승 의례를 품었고, 다른 한쪽은 열세 해에 걸쳐 신도시가 직접 지어 올린 축제다. 같은 달, 같은 절기, 그러나 축제가 딛고 선 땅의 내력이 다르다.

계정숲은 물과 나무를 낀 곳이다. 신라시대부터 전승됐다고 소개되는 이 축제의 뼈대는 한장군대제, 호장행렬, 자인단오굿, 여원무, 자인팔광대다. 이 다섯 마당이 개막일인 19일 하루에 차례로 펼쳐진다.

같은 무대에서 그날 저녁에는 VR 드로잉 공연이 이어지고, 태국 실라파콘 예술대학 공연단의 특별공연이 붙는다. 올해 내건 주제는 '시민을 품고, 세계를 잇고, 미래를 열다'다. 경산시는 6월 2일 이런 계획을 밝혔다.

둘째 날 20일의 결이 가장 낯설다. 랜덤플레이댄스가 낮의 잔디를 차지하고, 전국국악경연대회의 소리가 이어지며, 고택음악회와 시민공감음악회, 경산시민노래자랑이 저녁까지 늘어선다. 세계단오문화 체험부스도 이날 문을 연다. 폐막일 21일에는 부산 좌수영어방놀이·광양버꾸놀이·통영오광대가 올라가고, 어린이 신라 다례 시연과 추억의 보이는 라디오, LED 댄스, 레이저쇼가 밤하늘을 마무리한다.

올해 새로 늘린 것들은 관객의 참여를 넓히는 쪽에 몰려 있다.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호장행렬, 읍·면·동 대항 그네뛰기와 제기차기 대회 확대, '자인 단오 밥상거리', 시티투어 연계 프로그램이 그렇다. 축제를 부르는 표현은 문화관광축제, 체류형 관광축제, 로컬 브랜딩 축제로 조금씩 갈린다.

세종단오제는 손으로 만드는 체험을 앞세운다
세종단오제는 손으로 만드는 체험을 앞세운다 / ⓒ 브레스저널

세종의 단오는 처음부터 만드는 축제다. 세종문화원이 주관하는 이 행사는 체험마당·참여마당·공연마당·씨름마당으로 짜였다. 창포비누와 단오 부채, 천연염색 손수건을 비롯해 스무 종 남짓의 전통문화 체험이 준비되고, 체험 부스는 스물세 개 규모다. 인절미와 수리취떡, 오미자차는 무료로 맛볼 수 있다.

참여마당에는 딱지치기와 물병 세우기, 공기놀이, 제기차기가 깔리고, 공연마당에서는 거품공연과 줄타기, 사자탈춤, 판굿연희가 이어진다. 씨름마당에서는 세종시 씨름협회장배 유소년 씨름대회와 일반인 씨름대회·체험행사가 열린다. 씨름 참가는 세종문화원 누리집으로 미리 신청하거나 당일 현장에서 접수하면 된다. 남궁호 세종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이 이 행사를 소개해 왔다.

공교롭게 6월 13일은 두 도시가 겹치는 날이다. 세종호수공원에 모래판이 깔릴 무렵, 경산 남천둔치 야외공연장에서도 '단오홍보 기획공연'이 본 축제를 예고한다. 그에 앞서 6월 6일 오전 11시, 경산시는 서울 남인사마당의 '단오, 단 하나가 되다 in 인사동'에 나가 계정숲의 사흘을 알린다. 세종단오제의 시작과 끝 시각은 확정되지 않았다.

천년을 이어온 의례와 열세 해를 쌓은 마당이 한 달 안에 나란히 선다. 6월 6일 인사동에서 경산자인단오제 홍보 행사가 열리고, 13일에는 세종 호수공원과 경산 남천둔치에서 각각 행사가 진행된다.

김범수 기자 · Breath.Culture

관련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