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영광 법성포의 단오는 오백 년 동안 같은 물가에서 되풀이돼 왔다. 화조풍악(花鳥風樂)이라는 옛 이름을 단 법성포단오제가 초여름 포구를 흥과 멋으로 물들인다. 국가무형유산으로 이름이 올라 있는 남도 포구의 단오다.
축제의 뼈대는 제의다. 인의제는 마을이 지켜온 어짊과 의로움을 기리는 절차이고, 용왕제는 바다를 향해 무사와 풍요를 비는 절차다. 두 제의가 끝나면 난장트기가 열린다. 장터와 놀이판이 한꺼번에 서는 시간이어서, 포구의 좁은 길이 사람으로 메워진다.
물이 빠진 갯벌에서는 짠 내가 올라오고, 부두에 걸린 그물은 볕에 마르며 소금기를 뱉는다. 창포를 삶은 물의 누런 빛과 낡은 나무 기둥의 결이 그 냄새에 섞인다. 축제의 감촉은 무대 조명이 꺼진 뒤에도 포구에 남는다.
오래된 축제는 원형 보존과 관객 유치 사이에서 흔들린다. 관객을 향해 순서가 정돈된 제의는 보기에 편해지지만, 마을 사람들이 몸으로 외워 온 박자는 조금씩 닳는다. 법성포가 오백 년을 버텨 온 힘은 무대 장치보다 그 박자를 기억하는 사람들 쪽에 있다.
그래서 이 축제는 지역 공동체가 스스로를 확인하는 시간에 가깝다. 제상을 차리는 손, 난장에서 국밥을 푸는 손, 징을 쥐는 손이 모두 같은 마을에서 나온다. 전통이 보존 대상에 머물지 않고 주민의 생활 속에 이어지는 이유다.
올해 세부 일정과 요금은 공개 전이다. 축제 기간을 맞춰 가지 못하더라도 법성포의 물길과 골목은 사시사철 열려 있다. 물때에 따라 포구의 표정이 크게 달라지니, 바닷물이 들어오는 시각을 확인하고 걸음을 잡는 편이 좋다.
단오는 한 해의 볕이 가장 길어지기 직전의 절기다. 법성포 사람들은 그 볕 아래에서 조상에게 절을 하고, 곧이어 마당으로 나가 논다. 제의와 놀이가 하루 안에 이어지는 것이 이 축제의 성격이다. 인의제와 용왕제, 난장트기가 그 순서를 이룬다.
행사 정보
행사: 법성포단오제(화조풍악)
장소: 전라남도 영광군 법성포 일원
지정: 국가무형유산
주요 프로그램: 인의제, 용왕제, 난장트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