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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은 학교가 다시 문을 여는 조건

배진경·입력 2026. 06. 01. 오후 2:04:00
폐교 활용 공모 첫 시행, 인구감소지역 22곳으로 늘었다
문을 닫은 학교는 마을에서 가장 오래 기억되는 공간이다
문을 닫은 학교는 마을에서 가장 오래 기억되는 공간이다 / ⓒ 브레스저널

교육부와 행정안전부가 1일 '폐교를 활용한 지방정부-교육청 공동협력사업' 공모를 처음으로 시작했다. 선정되는 6개 안팎의 사업에 특별교부세와 특별교부금으로 모두 120억 원이 지원된다. 지방정부와 교육청이 함께 활용 계획을 짜서 7월 말까지 신청하면, 서면과 현장 심사를 거쳐 10월 말 결과가 나온다. 2025년 10월 두 부처가 합동으로 내놓은 폐교 활용 활성화 계획의 후속 조치다.

학령인구가 줄면서 한 해에 문을 닫는 학교는 2021년 24곳에서 2025년 49곳으로 늘었다. 2025년 3월 1일 기준으로 쓰이지 않고 남아 있는 공립 폐교는 전국에 376곳이다. 그중 354곳이 미활용 폐교를 10곳 이상 안고 있는 8개 시·도에 몰려 있다.

공모는 학교를 누가 소유했느냐에 따라 갈린다. 지방정부 소유 폐교는 행정안전부가 맡아 저출산·고령화·지방소멸 대응 사업을 받고, 교육청 소유 폐교는 교육부가 맡아 교육·돌봄, 체육·문화, 지역산업 연계 사업을 받는다. 소유권이 갈려 손대기 어려웠던 건물을 두 축에서 동시에 열어보려는 시도다.

국가데이터처 2026년 3월 인구동향을 보면 출생아는 2만5200명으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19.4% 늘었지만, 같은 달 사망자가 3만1423명이어서 자연증가는 6224명 줄었다. 수도권 인구는 2019년 처음 비수도권을 넘어섰고, 그해 1737명이던 차이는 2020년 24만 명, 2023년 70만 명, 2024년 87만 명으로 벌어졌다. 2025년 12월 31일 기준으로는 100만 명을 웃돌았다.

그런데 같은 기간 반대로 움직인 곳도 있다. 정부 자료를 보면 2024년 12월과 견줘 2026년 3월 전국 89개 인구감소지역 가운데 22곳의 인구가 늘었다. 비수도권 대학 경쟁률도 2025학년도 5.9대 1에서 2026학년도 6.5대 1로 11.6% 올랐다. 같은 기간 수도권 대학은 12.5대 1에서 12.8대 1로 움직였다.

인구감소지역인 제천시와 단양·괴산·보은·옥천·영동군 6개 시·군의 2026년 3월 말 주민등록인구는 31만 6340명으로, 충북도가 2023년 세운 1차 기본계획의 32만 명 유지 목표에 닿지 못했다. 그러나 1년 전 같은 달과 견주면 옥천은 2041명, 괴산은 1522명, 보은은 306명 늘었다. 영동(-243명)·제천(-433명)·단양(-493명)은 줄었다.

충북도는 1차 기본계획에 5년간 1조 2400억 원 규모의 사업을 담았고 지방소멸대응기금 연 384억 원 등을 6개 시·군에 넣어왔다. 2025년 10월에는 2028년까지 4년간 8500억 원을 더 투입하는 종합계획을 세웠고, 그해 7월 조례를 고쳐 인구감소지역에서 빈집을 사거나 의료기관을 새로 열 때 취득세를 면제하기로 했다. 강릉시도 지난달 31일 중소벤처기업부 협업사업 공모에 예비선정됐다고 밝혔다. 세라믹 산업 고도화에 최대 20억 원을 쓰는 사업으로, 최종 대상은 12월에 정해진다.

돈이 들어가는 곳은 대체로 건물과 시설이었다. 정부가 연 1조 원 규모의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시설 조성 중심에서 지역 활력을 높이는 사업 중심으로 바꾸고 있는 것도 그래서다. 사는 사람의 하루를 기준으로 정책을 다시 짜겠다며 복수주소제의 단계적 도입과 생활인구 등록제도 추진 중이다. 2025년 8월에는 89개 인구감소지역에 생활인구 확대를 위한 참고 조례안이 전달됐다.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약도 쏟아진다. 더불어민주당은 수도권 1극 체제를 벗어나기 위한 '5극 3특 체제'와 교부세율 상향·지방소비세율 인상, 농어촌 기본소득을 내걸었다. 국민의힘은 예비타당성조사 총사업비 기준을 500억 원에서 1000억 원으로 올리고, 수도권 기업이 비수도권으로 옮기면 일정 기간 법인세를 전액 면제하며, 공간혁신구역을 16곳에서 100곳으로 늘리겠다고 했다. 양당 모두 지방공항 활성화와 지방 공공기관 이전 확대를 담았다.

옥천과 괴산에서 늘어난 3563명이 어떤 사람들인지, 무엇 때문에 왔는지는 이 공모의 심사표에 적히지 않는다. 지방정부와 교육청은 7월 말까지 신청서를 내야 하고, 6개 안팎의 선정 결과는 10월 말에 나온다.

배진경 기자 · Breath.So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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