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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의무공시 로드맵, 4월 확정 앞두고 양쪽서 압박

플래닛·입력 2026. 03. 29. 오전 11:00:00
국회·시민단체는 기준선 하향 요구, 기업 조사에선 겸직 55.6%
의무공시 대상은 자산 규모별 단계로 나뉘어 확대된다
의무공시 대상은 자산 규모별 단계로 나뉘어 확대된다 / ⓒ 브레스저널

금융위원회가 2026년 2월 25일 내놓은 ESG(지속가능성) 의무공시 로드맵 초안이 이달 말 의견 수렴을 마치고 4월 중 확정 절차에 들어갈 예정으로 파악된다. 초안은 2028년(2027 회계연도) 연결자산총액 3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를 첫 대상으로 삼고, 2029년에 10조원 이상으로 넓히는 단계를 담았다. 국회와 시민단체·기후 싱크탱크는 이 기준선이 지나치게 높다며 전면 수정을 요구했고, 기업을 상대로 한 실태조사에서는 준비 부족을 이유로 한 유예 요청이 확인됐다. 확정 시한을 한 달가량 남기고 로드맵은 상반된 두 압력을 동시에 받고 있다.

초안의 시행 방식도 쟁점에 포함됐다. 사업보고서를 통한 법정공시로 곧장 가지 않고 한국거래소 공시로 시작한 뒤 이후 법정공시로 옮기는 2단계 설계다. 스코프3 배출량은 최초 공시 시점에서 3년을 미뤄 2031년(2030 회계연도)부터 의무가 된다.

3월 26일 국회 소통관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기후행동의원모임 '비상', 국회ESG포럼 민병덕 공동대표,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녹색전환연구소, 플랜1.5,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가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공시시기·공시대상·공시채널·스코프3 네 항목 모두에서 초안이 국제 흐름에 뒤진다고 주장했다. 이 기자회견에서는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발언한 것으로 파악된다.

참여기관들이 근거로 든 것은 대상 기업 수 비교다. 연결자산총액 3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는 58개사이며 금융기관이 29개사를 차지한다. 일본은 공시 첫 해인 2027년(FY26) 약 172개사, 이듬해 약 343개사가 대상이고, 중국은 의무공시 첫 해 약 458개사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총장은 주요국이 2030년까지 계획한 공시를 마치는 데 비해 한국은 빨라야 2033년(FY32)에야 코스피 전체로 넓어진다고 밝혔다.

대안으로는 연결자산총액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 약 223개사부터 시작하되, 수용성이 걸림돌이면 5조원 이상 약 156개사를 출발점으로 삼는 2단계 안이 제시됐다. 5조원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시대상 기업집단을 지정할 때 쓰는 기준선이다. 산정 근거로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비율 67%, CDP 응답률 62.3%, 배출권거래제·목표관리제 적용 174개사가 함께 제시됐다. 참여기관들은 거래소공시 기간을 1년으로 줄이고, 스코프3 유예도 ISSB 권고와 같은 1년으로 단축하며 제3자 인증을 의무화할 것을 요구했다.

스코프3 유예기간은 나라마다 없음부터 3년까지 벌어져 있다
스코프3 유예기간은 나라마다 없음부터 3년까지 벌어져 있다 / ⓒ 브레스저널

유예기간을 나라별로 놓으면 EU는 유예가 없고 영국·호주·일본은 1년, 캐나다는 3년,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180일에서 1년, ISSB 권고는 1년이다. 스코프3는 기업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평균 75~80%를 차지한다. 국내에서 스코프3를 CDP에 보고한 기업은 2023년 127개사, 2024년 158개사, 2025년 222개사로 늘었으나 15개 카테고리 가운데 평균 8개를 산정·보고한 수준으로 파악된다.

기업 쪽 조사는 다른 그림을 보여준다. 자산 10조원 이상 30조원 미만 코스피 상장사를 상대로 한국경제인협회가 진행한 'ESG 공시 대응 실태조사'에서 2029년 의무화 시점에 맞춰 대응할 수 있다는 응답은 70.4%였다. 반대로 스코프3 항목에서는 48.1%가 2032년, 51.9%가 2033년 이후를 대응 가능 시점으로 꼽았고, 제조업에서는 66.7%가 유예를 요구했다. 협력사의 배출량 측정 역량과 데이터 신뢰성이 애로 요인으로 지목됐다.

조직 여건도 응답에 반영돼 있다. 전체 응답 기업의 55.6%는 ESG 전담 인력 없이 겸직으로 업무를 처리하고 있으며, 제조업은 58.3%로 조금 더 높다. KSSB 기준은 수치와 함께 그렇게 본 근거를 서술하도록 요구하고, 중요한 기후 위험·기회 정보가 없어 공시를 생략할 때도 그 사실과 이유를 적도록 하고 있어 인력 요건은 시행 시점이 다가올수록 부담이 커질 소지가 있다.

결론적으로 논점은 두 축으로 갈린다. 기준선을 낮춰 대상 기업을 늘리자는 요구와, 현재 기준선에서도 스코프3 대응은 어렵다는 응답이 같은 로드맵을 향하고 있다. 국회·시민단체 의견은 대통령실에도 전달된 것으로 파악되나, 금융위가 수정 요구를 어느 범위까지 반영할지는 확정 전이다.

2029년 확대 이후의 일정이 초안에 어떻게 적혔는지를 두고도 해석이 갈린다. 10조원 이상에서 멈추는지, 전체 상장사까지 이어지는지에 따라 2033년이라는 전망치의 전제가 달라진다. 의견 수렴은 이달 말 마감되고 확정안은 4월에 나온다.

플래닛 기자 · Breath.E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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