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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프3 의무화, 2031년에서 2029년으로 당겨지나

플래닛·입력 2026. 03. 14. 오후 6:20:00
여당 자본시장법 개정안, ISSB 1년 유예 기준 채택 추진
공급망 각 단계의 배출량이 한 기업의 공시 항목으로 합산된다
공급망 각 단계의 배출량이 한 기업의 공시 항목으로 합산된다 / ⓒ 브레스저널

더불어민주당이 ESG 공시 항목 가운데 스코프3, 즉 공급망 전반의 탄소 배출량 적용 시점을 앞당기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당초 3년으로 설정됐던 유예 기간을 줄여 시행 시점을 최대 2년 단축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둔 것이 핵심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상혁 의원이 이런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할 계획인 것으로 3월 13일 정치권을 통해 확인됐다. 정무위 간사인 강준현 의원은 이 안을 놓고 3월 중 금융위원회 등 정부와 당정 간담회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기준선은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내놓은 로드맵이다. 로드맵의 골자는 세 가지로, 2028년 자산총액 30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기업부터 ESG 공시를 적용하고, 법정공시 대신 한국거래소 공시부터 시행하며, 스코프3에는 3년의 유예를 두는 안이다. 개정안은 이 가운데 두 항목을 바꾼다. 공시 방식을 거래소 공시가 아닌 법정공시로 정하고, 스코프3 유예를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 기준인 1년에 맞추자는 취지다.

유예 기간을 3년에서 1년으로 줄이면 스코프3 의무화 시점은 2031년에서 2029년으로 2년 이동한다. 이 계산이 최초 적용 사업연도를 가리키는지 보고서 제출 연도를 가리키는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공시 시점을 어떤 규범으로 확정할지도 정리 중인 사안으로 파악된다.

제재 강도의 차이도 작지 않다. 법정공시를 위반하면 과징금과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반면, 거래소 공시는 제재금과 벌금이 적용된다. 개정안은 이 부담을 법률에 근거한 세이프 하버(safe harbor) 조항으로 덜어내는 데 방점을 뒀다. 공시 대상은 단계적으로 넓혀 일정 규모 이상 상장사 전체로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유럽은 이 제도를 앞서 시행했다. 쾰른대 재무회계 전공 막시밀리안 뮐러 교수팀이 EU 기업지속가능성보고지침(CSRD)에 따른 보고서 1100건 이상을 분석한 결과, 적용 이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분량이 이전보다 약 3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 대상 연도와 표본 구성은 함께 제시되지 않았다. 독일에서는 CSRD 규정 위반 시 최대 1000만 유로, 약 145억 원의 벌금을 매기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유예 3년과 1년의 차이가 의무화 시점 2년을 가른다
유예 3년과 1년의 차이가 의무화 시점 2년을 가른다 / ⓒ 브레스저널

검증 체계도 완성형과는 거리가 있다. CSRD 보고서에 대한 제3자 검증은 PwC, KPMG, EY, 딜로이트 등 이른바 빅4 회계법인이 맡고 있으며, 검증 수준은 합리적 보증에 못 미치는 제한적 보증에 머물러 있다. 기업은 보고서를 공개할 의무를 지지만 기계 판독이 가능한 디지털 형식으로 제출할 의무까지 지지는 않는다. EU 집행위원회는 디지털 택소노미를 확정해 데이터를 체계화하는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내 기업이 당장 맞닥뜨릴 지점은 산정 방법론이다. 스코프1·2 배출량은 시설과 사업장 단위 실측을 우선하고, 데이터가 부족한 경우에 한해 추정을 허용하는 실무 기준이 제시된 상태다. 스코프3는 이 범위를 협력업체와 물류, 제품 사용 단계까지 넓히기 때문에 자사 계측기로 채울 수 없는 항목이 늘어난다. 유예가 2년 짧아지면 그 공백을 메울 시간도 그만큼 줄어든다.

변수는 남아 있다. 개정안이 실제로 발의될지, 금융위가 로드맵의 두 축을 조정할지는 3월 중 열릴 당정 간담회를 거쳐야 윤곽이 잡힌다. 세이프 하버가 고의성 없는 오류를 어디까지 면책하는지도 법안 문언이 나와야 따질 수 있다.

시행 시점이 2031년에 머물지 2029년으로 당겨질지는 이 두 논의의 결과에 달려 있다. 그사이 기업이 준비할 것은 협력업체로부터 배출량 데이터를 받아오는 경로다.

플래닛 기자 · Breath.E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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