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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대신 살던 집에서, 27일 통합돌봄 시행

인터뷰·입력 2026. 03. 11. 오전 8:46:00
한 번 신청하면 30종 서비스, 마을 돌봄 조직과의 접점이 관건
흩어져 있던 돌봄이 한 집을 향해 모이는 방식으로 바뀐다
흩어져 있던 돌봄이 한 집을 향해 모이는 방식으로 바뀐다 / ⓒ 브레스저널

'의료·요양 등 지역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이 오는 27일 전국에서 시행된다. 노인과 고령 장애인, 65세 미만이면서 의료필요도가 높은 심한 장애인이 1단계 대상이다. 이들은 병원이나 요양원으로 옮기지 않고 살던 집에서 의료·돌봄·건강관리 등 30종의 서비스를 받게 된다. 2024년 3월 제정된 법이 2년을 지나 현장에 닿는다.

가장 크게 달라지는 것은 신청 방법이다. 그동안은 필요한 서비스마다 담당 기관을 찾아 따로 신청해야 했다. 당사자가 거동이 어려우면 보호자가 기관을 돌아다녔고, 어떤 제도가 있는지 아는 사람만 신청할 수 있었다. 27일부터는 행정복지센터나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 한 곳에서 접수하면 된다.

1단계 30종은 보건의료, 건강관리, 장기요양, 일상생활돌봄 네 분야로 짜였다. 방문간호·방문요양·방문목욕의 이용한도가 늘고, 주야간보호기관 안에서 단기보호 요양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재택의료센터를 통해 의사와 간호사가 집으로 오는 길도 넓어진다. 서비스는 60종까지 늘린다는 계획인데 완료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통합돌봄정책위원회를 열고 추진 로드맵을 논의했다. 로드맵은 도입기(2026~2027년), 안정기(2028~2029년), 고도화기(2030년~) 세 단계다. 2단계에서 중증 정신질환자를 대상에 넣고 모든 장애인으로의 확대도 검토한다. 3단계에서는 돌봄 필요도가 높은 유형을 더 넓힌다.

대구시와 구·군은 지난해 9월부터 '단디돌봄'을 시범 운영해왔다. 한 번의 신청으로 살던 곳에서 돌봄을 받는 방식을 미리 돌려본 것이다. 대구시 조사에서 통합지원 대상자군은 장애인 6만 명, 어르신 6만 명을 합해 12만 명으로 집계됐다. 국비와 지방비를 합한 사업비는 68억 원이다.

시행을 앞두고 구·군마다 통합돌봄 전담팀이 새로 꾸려졌다
시행을 앞두고 구·군마다 통합돌봄 전담팀이 새로 꾸려졌다 / ⓒ 브레스저널

사람이 붙어야 제도가 움직인다. 대구 9개 구·군 복지정책과에는 통합돌봄팀이 신설돼 팀별 평균 4명, 38명이 배치됐다. 12만 명을 놓고 보면 담당자 한 명이 감당해야 할 몫이 작지 않다. 대구시는 올해 하반기부터 복지·간호·보건직 등 150여 명을 더 뽑을 계획이다.

병원과 동네를 거치는 통로도 함께 열린다. 퇴원환자 지역사회 연계지원 사업은 시·군·구와 협약한 병원이 돌봄이 필요한 퇴원 예정 환자를 선별·평가해 지자체에 넘기면, 지자체가 통합지원회의를 열어 개인별 지원계획을 세우는 방식이다. 방문진료, 가사지원, 건강관리가 그 계획에 따라 연결된다. 퇴원 당일 집에 혼자 남겨지는 상황을 줄이자는 설계다.

제도가 새로 만든 것만으로 채워지지는 않는다. 강원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은 2001년 원주에서 준비위원회를 꾸려 이듬해 설립됐고, 같은 해 밝음의원과 밝음한의원을 열었다. 지금은 밝음의원, 밝음재택의료센터, 밝음가정간호센터 세 기관을 운영한다. 이곳이 배치한 G-care 매니저는 마을건강활동가로, 의료진과 주민을, 병원과 지역사회를 이어왔다.

이런 조직은 통합돌봄이 하려는 일을 20년 넘게 해온 셈이지만, 이들이 어떤 자격과 계약 형태로 서비스 제공기관에 들어가는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마을 단위로 쌓인 신뢰와 명단을 제도가 어떻게 받아 안느냐에 따라 같은 30종도 다르게 도착한다. 반대로 연결이 헐거우면 집에서 지내기 어려워진 사람이 다시 의료 중심 시설로 향하게 된다.

27일까지 보름 남짓 남았다. 부모나 배우자의 퇴원을 앞둔 사람이라면 담당 병원이 사는 지역 시·군·구와 협약을 맺었는지, 퇴원 전에 연계 신청이 가능한지 병원 사회사업팀에 물어볼 수 있다. 이달 말이면 행정복지센터 창구에서도 접수가 시작된다. 오래 집을 지켜온 사람이 집을 떠나지 않아도 되는 쪽으로, 돌봄의 기본값이 옮겨가는 중이다.

인터뷰 기자 · Breath.So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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