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스저널 The Breath Journal

돌봄은 넓어지는데, 복지지출은 평균 아래

인터뷰·입력 2026. 03. 11. 오후 12:39:00
통합돌봄 전국 시행 보름 앞, 재정 규모와 재분배를 함께 묻다
흩어져 있던 돌봄 서비스가 한 창구로 모이는 체계로 바뀐다
흩어져 있던 돌봄 서비스가 한 창구로 모이는 체계로 바뀐다 / ⓒ 브레스저널

지역사회 통합돌봄이 이달 27일 전국에서 시행된다. 병원과 시설을 옮겨 다니며 필요한 서비스를 따로따로 신청해야 했던 사람들이, 한 곳에서 연계된 지원을 받게 되는 체계다. 시행을 앞두고 한국의 공공사회복지지출이 OECD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돌봄의 폭은 넓어지는데 이를 떠받칠 재정의 크기는 국제 기준에 못 미친다는 뜻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달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통합돌봄정책위원회를 열고 '지역사회 통합돌봄 추진 로드맵'을 발표했다. 정은경 장관이 위원회를 주재했다. 로드맵은 도입기(2026~2027년), 안정기(2028~2029년), 고도화기(2030년~) 세 단계로 짜였다.

1단계에서 우선 연계되는 것은 보건의료·건강관리·장기요양·일상생활돌봄 4개 분야 30종 서비스다. 대상은 일상생활이 어려운 노인, 고령 장애인, 그리고 65세 미만이면서 의료 필요도가 높은 심한 장애인이다. 지체·뇌병변 장애가 여기 포함된다. 2단계에서는 중증 정신질환자로 대상이 넓어지고, 2030년부터는 서비스가 60종으로 늘어난다.

정부가 내건 목표는 세 가지다. 필요한 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하는 체계를 만들고, 사회적 입원·입소를 줄이고, 가족이 짊어져 온 돌봄 부담을 덜겠다는 것. 사회적 입원·입소 감소율 같은 성과지표에 예산 지원을 연동하는 방식도 도입된다. 목표 감소율 수치는 확정되지 않았다.

사회적 입원이라는 말은 행정 용어지만, 그 안에는 갈 곳이 없어 병상에 남는 사람들이 있다. 집에서 지내는 데 필요한 도움이 끊기면 병원이 대신 그 역할을 떠맡는다. 가족은 간병과 생계 사이에서 하나를 접는다. 통합돌봄이 겨냥하는 곳은 정확히 이 지점이다.

다른 쪽 진단은 결이 다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지난 8일 신규 연구보고서 4종을 내면서, 한국의 사회적 위험이 저소득층에 몰려 있는 반면 사회보장 재정의 재분배 효과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분석을 제시한 것으로 파악된다. 인구구조 변화와 물가 상승을 함께 고려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 각 보고서의 상세 지표는 공개 전이다.

고령화와 저출산, 노동시장의 변화가 겹치면서 사회적 위험의 종류 자체가 늘고 있다는 진단도 나란히 제시됐다. 예전에는 은퇴 이후를 대비하면 됐지만, 지금은 일하는 동안의 불안정, 돌봄 공백, 질병과 장애가 한 사람의 생애에 동시에 얹힌다. 이런 위험은 소득이 낮을수록 더 촘촘하게 겹친다.

지출의 크기만이 문제로 지목된 것도 아니다. 규모와 별개로 지출이 일부 영역에 치우쳐 있다는 점이 함께 지적됐다. 어느 영역에 얼마나 쏠렸는지를 보여 주는 세부 비중은 나오지 않았다. 총액을 늘리는 일과 어디에 쓰느냐를 다시 짜는 일이 별개의 과제로 남아 있다는 의미다.

보름 뒤 시작되는 통합돌봄은 이 두 갈래가 만나는 실험이다. 서비스를 한데 묶으면 흩어져 있던 예산의 쓰임도 드러난다. 성과지표에 예산을 연동하겠다는 설계는 지출 총액 대신 병상에 남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 몇 명 늘었는지를 성과의 잣대로 삼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도입기 2년이 그 잣대를 시험한다.

당장 3월 27일부터 각 시군구가 창구가 된다. 일상생활이 어려운 노인이나 심한 장애가 있는 가족을 돌보고 있다면, 거주지 지방자치단체에 어떤 서비스가 연계되는지 물어볼 수 있다. 30종이 60종으로 늘어나기까지는 4년이 걸린다. 그 사이에 무엇이 빠졌는지를 가장 정확히 아는 사람은 지금 돌봄을 하고 있는 당사자들이다.

인터뷰 기자 · Breath.So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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