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원이나 시설이 아니라 살던 집에서 의료·요양·주거·일상생활지원을 함께 받도록 하는 돌봄통합지원법이 다음 달 시행된다. 광주에서 먼저 시작했던 통합돌봄이 3월부터 전국으로 넓어지는 것이다. 시행일은 3월 안으로 정해져 있으나 날짜 자체는 확정 고지 전이다.
법이 움직이면 지자체의 일이 늘어난다. 재가급여 수급자와 65세 이상 병원 퇴원 환자, 장애인 등에 대해 필요한 서비스를 한 번에 판정하고 연계해 제공하는 구조로 파악된다. 판정도, 연계도, 그 뒤의 방문도 결국 사람이 집을 찾아가서 하는 일이다.
보건복지부는 24일 사회복지사업법 시행규칙을 고쳐 사회복지관 사업의 '지역사회보호'라는 이름을 '지역사회 통합돌봄 및 보호'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1인 가구가 늘고 고립이 깊어지면서 복지 대상이 넓어졌다는 것, 복지사각지대와 1인가구 지원, 사례관리에서 민관이 함께 일할 근거를 두겠다는 것이 개정 취지다. 상담실 방음설비 설치 의무도 완화해 복지관을 세우고 운영하는 문턱을 낮춘다. 개정안은 이달 말부터 부처협의와 입법예고, 법제처 심사를 거쳐 공표·시행된다.
지금 사회복지관이 하는 일은 서비스 제공, 사례 관리, 지역 조직화 세 가지다. 여기에 통합돌봄이라는 이름이 정식으로 얹힌다.
채용 규모는 눈에 띄게 커졌다. 광주시는 23일 올해 지방공무원 624명을 뽑겠다고 확정했다. 지난해 210명의 2.9배이고, 사회복지직만 보면 11명에서 107명이 됐다. 대구시는 771명으로 2.1배, 대전시는 484명으로 131명이 늘었고, 대구의 사회복지직은 19명에서 108명으로 뛰었다.
지난해 사회복지직을 한 명도 뽑지 않았던 울산시는 올해 59명을 채용한다. 전체 규모도 144명에서 549명으로 커졌다. 부산시는 1096명 선발 계획을 세웠고 사회복지직은 5명에서 176명이 됐다.
다만 숫자가 커졌다고 자리가 다 채워지는 것은 아니다. 부산의 경우 정부가 상반기 통합돌봄 전담 인력 인건비로 공무원 344명분, 13억 6000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으나 이달 9일 발표된 채용 계획은 9급 사회복지직 176명과 간호직 69명 등 245명이다. 예산이 잡힌 인원보다 100명가량 적다. 신규 채용 인건비는 국비가 절반이고 나머지는 지자체가 메워야 한다.
[일러스트: 열여섯 칸으로 나뉜 격자 가운데 두 칸만 진하게 칠해져 있고 나머지는 비어 있는 구성 | 캡션: 부산 16개 구·군 가운데 전담 조직을 만든 곳은 두 곳이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부산 16개 구·군 중 통합돌봄과를 새로 만든 곳은 사상구와 영도구 두 곳으로 파악된다. 전담 부서가 없으면 통합돌봄 업무는 기존 부서의 일 위에 얹힌다.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창구가 하나여야 하는데, 주는 쪽의 조직은 아직 하나로 모이지 않은 뜻이다.
처음에 판을 짜둔 곳도 있다. 양산시는 1월에 돌봄통합지원팀을 만들었고,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 협약을 연세빛가정의학과와 더바른내과 등 두 곳과 맺었다. 퇴원환자를 지역으로 이어 주는 사업은 책임의료기관인 양산부산대병원과 요양병원 7곳에서 국가시범사업으로 상시 운영하고, 3월에는 양산제일병원과 협약을 하나 더 추가한다. 통합돌봄 수행기관으로는 양산종합사회복지관과 웅상종합사회복지관이 선정돼 이웃돌봄과 식사지원을 맡고, 통합지원회의는 월 2회 이상 열린다.
절차는 읍면동에서 출발한다. 동네에서 대상자를 찾아 신청하면 시와 건강보험공단·연금공단이 함께 종합판정조사를 하고, 개인별 지원계획을 세운 뒤 통합지원회의에서 서비스 제공 여부를 정한다.
경기도는 19일 화성시·광명시·안성시·양평군 네 곳을 통합돌봄도시로 뽑아 상반기 중 5대 인프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우리동네 방문돌봄주치의, 간호요양 원스톱패키지, 일상복귀 돌봄집, 퇴원 환자에게 최대 3개월 집중 물리치료와 재활을 제공하는 일상복귀 치료스테이션, AIP 전담 매니저다. 도비와 시군비를 합쳐 64억 원이 들어간다.
퇴원 다음 날부터 집에서 물리치료를 받을 수 있느냐, 방문 간호가 몇 주 만에 오느냐. 제도의 성패는 이런 간격에서 갈린다. 3월 시행일까지 남은 시간은 한 달 남짓이고, 그 사이 각 지자체는 시험을 치르고 사람을 뽑고 자리에 앉혀야 한다. 이미 사회복지직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수험표에는 지난해와 자릿수가 다른 선발 인원이 적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