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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통합돌봄, 죽 한 그릇에서 시작된다

인터뷰·입력 2026. 02. 04. 오후 5:18:00
전남 연하도움식 생산계약과 화순의 통합돌봄과가 보여주는 것
삼키는 힘이 약해지면 한 끼에도 시간과 곁이 필요하다
삼키는 힘이 약해지면 한 끼에도 시간과 곁이 필요하다 / ⓒ 브레스저널

의료·요양 통합돌봄이 3월부터 전국에서 시행된다. 시행을 한 달 앞둔 2월 3일, 전남바이오진흥원(원장 윤호열)은 복지유니온(대표 장성오)과 케어푸드 생산계약 및 업무협약을 맺었다. 계약에 따라 복지유니온은 연하도움식 죽류 5종을 진흥원 케어푸드센터에서 위탁 생산한다. 제도의 이름은 크지만, 그 아래에서 준비되는 것은 삼키기 어려운 사람이 먹을 수 있는 한 그릇이다.

연하도움식은 씹고 삼키는 힘이 약해진 사람을 위한 식사다. 병원에서 퇴원한 뒤 집으로 돌아온 노인에게, 하루 세 번 돌아오는 식사는 가장 자주 마주치는 고비가 된다. 돌봄을 설계하는 쪽에서는 인력과 예산이 먼저 보이지만, 당사자에게는 오늘 저녁에 무엇을 먹느냐가 먼저다. 통합돌봄이 시작되는 지점도 결국 그 하루의 반복 안에 있다.

이번 계약이 전남에서 나온 배경에는 몇 해에 걸친 준비가 깔려 있다. 케어푸드센터는 전남도와 화순군이 2021년 농림축산식품부의 기능성 가정간편식(HMR) 실증·실용화센터 구축 공모사업으로 세운 시설이다. 전남바이오진흥원은 2002년 전남도가 설립한 재단으로 산하 8개 센터에 전문인력 약 200명이 일하고, 입주기업은 약 100개다. 복지유니온은 연하도움식 브랜드 '효반'을 개발했고 지난해 식사 대체용 연하도움식 완제품 특허를 받았다.

화순군은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통합돌봄과를 설치했다. 부서 하나가 생겼다는 사실보다 중요한 것은, 병원과 요양시설과 집 사이에서 흩어지던 일을 한 곳에서 이어 붙일 담당자가 생겼다는 점이다. 이번 생산계약의 물량과 기간 같은 조건은 확정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통합돌봄은 흩어진 서비스를 한 사람의 하루로 모으는 일이다
통합돌봄은 흩어진 서비스를 한 사람의 하루로 모으는 일이다 / ⓒ 브레스저널

제도가 현장에 뿌리내리는 과정은 다른 분야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네덜란드의 동물복지 인증제도는 민간 동물보호단체에서 출발해 지금도 민간 중심으로 운영되며, 인증 기준을 한 번 정해 고정하는 대신 시장·농가와 함께 조정해 왔다. 기준을 지키는 쪽과 요구하는 쪽이 같은 탁자에 앉아 계속 손질해 온 방식이다.

반대로 취지와 실제 사이의 간극도 분명하다. 2025년 '동물복지인증 축산물 소비패턴 분석 연구'에서 국내 소비자의 90% 이상이 동물복지 돼지고기를 먹고 싶다고 답했지만, 실제로 사 본 비율은 1% 미만이었다. 국내에서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돼지 농장은 26곳, 전체의 0.3%다. 좋다고 여기는 것과 손이 닿는 것 사이의 거리는 그렇게 벌어져 있다.

통합돌봄도 같은 시험을 앞두고 있다. 전국 시행이라는 말이 각 동네에서 무엇으로 바뀌는지는, 퇴원한 사람에게 다음 주 식사를 누가 챙기는지에서 드러난다. 죽 5종은 그 물음에 대한 아주 작은 답 하나다. 화순의 부서 하나와 전남의 생산 라인 하나가 지금 그 답을 만들어 놓는 중이다.

3월이 되면 전국의 시군구가 각자의 방식으로 이 제도를 굴리기 시작한다. 그때 확인해야 할 것은 몇 개의 사업이 늘었는지보다, 한 사람 곁에 이름을 아는 담당자가 남아 있는지다. 케어푸드센터의 솥에서 죽이 끓고, 그 죽이 누군가의 식탁에 도착해 천천히 비워진다. 통합돌봄의 첫 성적표는 그 그릇에서 우선 나온다.

인터뷰 기자 · Breath.So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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