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스저널 The Breath Journal

살던 집에서 늙어갈 권리, 40일 앞의 준비

인터뷰·입력 2026. 02. 17. 오후 1:57:00
3월 27일 전국 시행 예정, 읍면동 창구가 실제 관문이 된다
병원이 아니라 살던 집으로 서비스가 모여드는 구조
병원이 아니라 살던 집으로 서비스가 모여드는 구조 / ⓒ 브레스저널

돌봄이 필요한 노인이 살던 집에서 의료와 돌봄, 복지 서비스를 이어받도록 하는 의료·요양 통합돌봄이 3월 27일 전국에서 시작될 예정이다. 시행일까지 40일이 채 남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전국 시행에 앞서 사업설명회와 담당자 역량강화 교육을 진행해 왔다.

경북 상주시는 지난 11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본청과 보건소, 읍면동 담당자 60여명을 모아 통합돌봄 사업 교육을 열었다. 세 층위의 담당자를 한자리에 앉힌 구성이었다. 이 사업이 어느 한 부서의 업무로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원 구성이 먼저 보여준다.

교육은 네 항목으로 짜였다. 통합돌봄 정책 방향과 제도 이해, 본청·보건소·읍면동의 업무 수행 절차와 역할 정립, 통합돌봄 시스템 활용과 실무 처리 흐름, 그리고 질의응답을 통한 현장 적용 방안 논의다. 앞의 둘이 제도를 설명하는 시간이라면 뒤의 둘은 실무자가 손으로 익혀야 하는 부분이다.

커리큘럼 가운데 '역할 정립'이 별도 항목으로 잡힌 대목은 눈여겨볼 만하다. 한 사람의 노인에게 방문진료와 요양, 일상 지원이 동시에 필요할 때 그 조합을 누가 설계하고 누가 책임지는지가 곧 서비스의 품질이 된다. 상주시는 이번 교육으로 현장 중심 추진 기반을 마련하고 부서·기관 간 협업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통합돌봄이 기존 복지 서비스와 갈라지는 지점은 대상자가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 있다. 지금까지 노인은 의료는 병원에서, 요양은 요양기관에서, 생활 지원은 또 다른 창구에서 각각 신청해야 했다. 통합돌봄은 그 연결을 행정이 맡는 구조다.

서비스 목록에는 집수리와 식사 배달도 들어간다. 의료 서비스만 떠올리기 쉽지만, 문턱을 낮추고 손잡이를 다는 일이 낙상 한 번을 막고 그 낙상이 요양시설 입소로 이어지는 경로를 끊는다. 신청 요건과 지원 한도는 지역별로 확정 단계에 있다.

지역 사정에 맞춘 설계도 나오고 있다. 충남 홍성군은 지역 특성을 반영한 '홍성형 통합돌봄' 모델을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농촌과 도시, 고령화율과 의료기관 분포가 제각각인 만큼 전국 단일 매뉴얼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여백이 있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결국 주민이 만나는 것은 정책 문서가 아니다. 읍면동 창구의 담당자 한 명이다. 그 담당자가 제도를 얼마나 알고 있는지, 옆 부서와 얼마나 자주 통화하는지가 어르신 한 분의 겨울을 바꾼다.

3월 27일 이후 살던 집에 머물고 싶은 노인과 가족이 물어야 할 첫 질문은 간단하다. 우리 동 주민센터에 통합돌봄을 맡은 사람이 누구인가.

인터뷰 기자 · Breath.So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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