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소배출량 655kg·CO₂/kW 이하. 태양광 모듈 한 장이 세제 혜택의 문턱을 넘으려면 통과해야 하는 선으로 파악된다. 이 기준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 개정이 오늘 시행되면서 저탄소 태양광 모듈의 설계·제조·설치기술이 신성장·원천기술 범위에 새로 들어갔다. 같은 주에 신재생에너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고, 전력계통 혁신대책을 다룰 전담반도 출범 회의를 잡았다.
세 갈래가 한 주에 겹친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그동안 태양광 산업은 세제와 입지 규제, 계통 접속이 서로 다른 박자로 움직이는 상황에 놓여 있었다. 공장을 지을 유인이 생겨도 부지를 못 구하고, 부지를 구해도 전력망에 붙지 못하면 발전은 시작되지 않는다.
세제 쪽 변화의 핵심은 적용 범위다. 저탄소 태양광 모듈을 만드는 제조시설에 더해, 그 기술을 적용한 발전설비 투자까지 설비투자 세액공제 대상에 들어가는 방식이 추진된다. 발전시설 설치비에 신성장·원천기술 수준의 공제를 적용하는 것은 모든 에너지원을 통틀어 처음이라는 것이 한국재생에너지단체총연합회의 설명이다. 공제율과 적용 과세연도 같은 세부 사항은 확정 전이다.
법 개정 쪽에서는 이격거리 규제 합리화가 제도에 반영돼 국가 차원의 기준과 예외 규정이 마련됐다. 신에너지와 재생에너지의 체계를 정비할 근거도 함께 생겼다. 한국신재생에너지협회와 한국태양광산업협회는 이번 개정에 환영 입장을 냈다.
남은 축은 전력망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24일 서울 용산구에서 전력계통 혁신대책 전담반 출범 회의를 여는 일정을 잡았고, 여기에는 한국전력과 전력거래소, 전문가가 함께한다.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를 받아낼 수 있는 계통을 만드는 대책을 올해 상반기까지 내놓는 것이 목표다. 이재식 전력망정책관은 100GW 확충을 정부 핵심과제로 규정했다.
검토 과제 목록은 그동안 현장에서 반복돼 온 병목을 그대로 담고 있다. 권역별 계통지도 마련, 계획입지 제도 활성화, 선착순 선점식 접속 방식 개선, 폐지 석탄발전소의 접속선로 활용, 해상풍력 공동접속 인프라가 제도 분야에 올랐다. 운영 쪽에서는 유연접속 확대와 전력망 비증설대안이, 건설 쪽에서는 건설방식 다변화와 국가기간망 경과지 주민 태양광 사업 지원 같은 주민수용성 방안이 논의된다.
물론 목록이 곧 성과는 아니다. 세액공제가 실제 공장 증설로 이어질지, 이격거리 기준이 지역에서 어떻게 적용될지는 앞으로 몇 달의 집행에 달렸다. 제조기업에 직접 인센티브를 주는 미국식 제도를 도입해 달라는 업계 요청도 정부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다.
그래도 지금은 태양광을 두고 만들어진 규칙들이 서로 다른 곳을 가리키지 않게 된 드문 국면이다. 옥상이나 마당에 패널을 얹을지 고민해 온 사람이라면, 거주지 지자체가 이격거리 조례를 어떻게 손보는지 상반기 안에 한 번 확인해 볼 만하다. 국가 기준이 생긴 뒤 조례가 바뀌는 지역에서는 그동안 설치가 막혀 있던 땅에 다시 패널을 얹을 길이 생길 수 있다. 계통 대책의 윤곽은 여름 전에 드러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