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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고용충격, 어느 직무부터 오나

미디어·입력 2026. 02. 26. 오후 4:24:00
20대 일자리 12만7000개 감소와 '인과관계 미확인' 분석이 맞붙었다
고용 지표는 전체 증가와 청년 감소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고용 지표는 전체 증가와 청년 감소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 ⓒ 브레스저널

국가데이터가 2월 24일 내놓은 2025년 3분기 임금근로 일자리 동향에서 2025년 8월 기준 전체 임금근로 일자리는 2092만7000개로 1년 전보다 13만9000개 늘었다. 같은 집계에서 20대 이하는 12만7000개 줄었다. 전체는 늘고 특정 연령대만 빠지는 조합이 나온 것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을 포함한 정보통신업의 감소가 뚜렷했다는 설명도 함께 붙었다.

같은 날 국회예산정책처 천경록 경제분석관은 '생성형 AI 고노출 직업 현황과 최근 청년 고용' 보고서를 발간했다. AI 노출 지수란 어떤 직업의 업무가 생성형 AI로 대체되거나 보조되기 쉬운 정도를 수치화한 것으로, 이 보고서는 국제노동기구(ILO)가 만든 지수를 국내 직업분류에 맞춰 붙였다. 회계·경리 사무원, 금융·보험 사무원 및 전문가, 고객 상담·모니터 요원, 컴퓨터·소프트웨어 개발자가 고노출 직업으로 분류됐다.

보고서의 회귀분석 결과는 통념과 어긋난다. 챗GPT가 나온 2022년 11월 이후 2025년 상반기까지, 고노출 직업의 고용이 유의미하게 줄었다는 결과는 확인되지 않았다. 오히려 AI 노출도가 높은 직업의 고용 변화율은 다른 직업보다 청년층에서 1.2%포인트, 35~49세 0.66%포인트, 50세 이상 1.4%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회귀분석은 여러 요인을 함께 넣고 특정 변수의 영향만 떼어보는 통계 기법이다.

직군별로 보면 결이 갈린다. 회계·경리 사무원, 고객 상담·모니터 요원, 작가·언론 관련 전문가에서는 청년 고용이 줄어드는 흐름이 관찰됐다. 반면 컴퓨터 시스템·소프트웨어 전문가, 금융·보험 전문가, 인사·경영 전문가는 늘어나는 쪽이었다. 청년 채용에서도 텔레마케터와 회계·경리 사무원은 줄고 금융·보험 사무원 및 전문가, 작가·통번역가는 늘었는데, 보고서는 생성형 AI 확산과의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적었다.

개발자 직군에서는 정반대 그림이 동시에 존재한다. 2월 25일 소개된 한국고용정보원 자료를 근거로 국내 IT 개발자 일자리가 5000개, 21개월 동안 7.8% 줄었다는 집계가 나왔다. 예산정책처 쪽 분류에서는 같은 계열이 증가 추세로 잡힌다. 두 결과는 출처와 직종 정의, 집계 기간이 서로 달라 나란히 놓고 비교하기 어렵다.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이 AI 활용과 자동화를 넓히는 한편 기존 인력은 줄이기 어렵다 보니 그 부담이 20대 채용 축소로 나타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판교 기업에서 지난해 말부터 신입 채용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있었다는 직원 발언도 나왔다. 이런 진술은 통계로 확인되는 종류가 아니라서 해석의 근거로만 다룰 수 있다. 정부는 AI 확산이 고용에 미친 영향을 파악하는 실태조사에 들어갔고, 범위와 발표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다.

AI가 만들어낸 성장 자체를 다시 재는 시도도 있다.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31조 달러(약 4경4810조원) 규모인 미국 경제에서 2025년 9월까지 아홉 달간 성장의 상당 부분을 AI 관련 지출이 끌었다고 봤다.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진단은 다르다.

미국이 쏟아붓는 AI 투자의 큰 몫은 한국과 대만의 GDP를 올릴 뿐 미국 GDP로는 잘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점유율은 62%, 2025년 4분기 영업이익률은 58%로 제시됐다.

시장은 직무 단위로 반응하기 시작했다. 앤트로픽이 '클로드 코드 시큐리티'를 공개한 직후 하루 만에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8.0%, 클라우드플레어가 8.1%, 세일포인트가 9.4% 떨어졌다. 2월 23일에는 IBM 주가가 13% 빠지며 25년 만에 가장 나쁜 하루를 기록했고, 배경으로 클로드 코드의 코볼 현대화 기능이 거론됐다. 1월 28일 이후 한 달 사이 글로벌 소프트웨어·서비스 주식에서 시가총액 약 1조 달러가 증발했다는 집계도 나왔다.

예산정책처 보고서의 분석은 2025년까지의 통계로 끊긴다. 2026년 1월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 고용이 이례적으로 줄어든 것은 여기에 담기지 않았다. 어떤 CEO는 2030년 전까지 사무직 초급 일자리의 절반이 사라지고 실업률이 20%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이런 예측은 검증 대상이지 전제가 아니다.

당장 진로를 정해야 하는 사람에게 'AI가 일자리를 줄이느냐'는 물음은 쓸모가 적다. 회계 전표를 입력하고 상담 스크립트를 읽는 업무는 줄어드는 쪽으로 관찰됐고, 같은 회계 영역이라도 사람이 따져봐야 하는 일은 다르게 움직였다. 취업 준비에서 챙길 것은 직업 이름이 아니다.

하루에 하는 일 가운데 반복 절차가 몇 할인지를 봐야 한다. 정부 실태조사의 결과가 나오면 그 비율을 직무별로 확인할 근거가 생긴다.

미디어 기자 · Breath.T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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