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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는 영입하고, 국내 기업은 막았다

미디어·입력 2026. 02. 16. 오후 12:52:00
자율 에이전트 오픈클로 확산과 사내망 차단이 맞물린 한 주
스스로 PC를 조작하는 에이전트 앞에 기업들이 벽을 세웠다
스스로 PC를 조작하는 에이전트 앞에 기업들이 벽을 세웠다 / ⓒ 브레스저널

오픈AI가 오픈소스 AI 에이전트 프레임워크 '오픈클로(OpenClaw)'를 만든 피터 스타인버거를 영입했다. 샘 알트먼 오픈AI CEO는 그가 회사의 차세대 개인 AI 에이전트를 이끌게 된다고 밝혔다. 오픈클로 자체는 오픈소스로 남고 별도 재단이 유지·지원을 맡는 구조로 파악된다. 같은 시기 국내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를 비롯한 플랫폼들이 이 도구를 사내에서 쓰지 못하도록 하는 내부 지침을 마련했다.

오픈클로는 이용자가 단계별로 지시하지 않아도 AI가 스스로 판단해 PC의 마우스와 키보드를 직접 움직이며 일을 끝내는 구조다. 클로봇(Clawdbot), 몰트봇(Moltbot)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며 깃허브 개발자 커뮤니티를 통해 퍼졌다. 사람이 하던 클릭과 타이핑을 프로그램이 대신한다는 점에서, 기존 챗봇과는 성격이 다르다. 문서를 요약해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컴퓨터를 직접 조작하는 도구다.

차단 조치는 그 성격에서 나왔다. 카카오는 회사 정보자산 보호를 이유로 사내망과 업무용 기기에서의 사용을 막는다고 사내에 알렸고, 당근도 오픈클로와 몰트봇의 접속을 차단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사내 공지를 통해 관련 도구를 즉시 중단·삭제해달라고 요청하면서 보안 솔루션으로 실행 자체를 막는 조치를 함께 걸었다. 국내 기업이 특정 AI 사용 금지를 공지한 것은 2025년 초 중국 딥시크 제한령 이후 처음이다.

우아한형제들이 든 근거는 구체적이다. 입력장치를 직접 제어하면서 외부 서버와도 통신하는 구조라 인가되지 않은 동작이나 보안 설정의 임의 변경이 일어날 수 있고, 이메일·소스코드·기밀문서가 외부 AI API 서버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정훈 우아한형제들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는 잠재적 데이터 유출 경로를 끊고 사용자 정보를 지키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별도 공지를 내지 않았는데, 반도체 업계는 2023년 챗GPT 붐 이후 외부 생성형 AI의 사내망 사용을 이미 막아둔 상태다.

우려는 국내에만 머물지 않는다.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는 2월 5일(현지시간) 설정이 잘못된 오픈클로가 사이버 공격과 데이터 유출의 입구로 쓰일 수 있다며 강력한 신원 인증과 접근 제어를 갖추라고 공식 요구했다. 마이크로소프트 AI 안전팀도 이 프레임워크가 기업 환경에 쓰이기에는 보안이 아직 무르다는 우려를 공개적으로 냈다. 실제로 이용자 API 키가 암호화 없이 저장돼 노출되는 문제, 그리고 웹페이지나 문서에 숨겨둔 명령어를 에이전트가 지시로 착각해 따르는 '간접 프롬프트 인젝션'으로 개인정보와 금융정보가 빠져나가는 사례가 보고됐다.

기술의 확산 속도는 다른 방향에서도 확인된다. 오픈클로를 쓰는 AI 에이전트들만 모이는 '몰트북'은 사람은 가입할 수 없고 자율 에이전트끼리 대화하며 관계를 맺는 전용 SNS다. 보안업체 위즈는 이 공간에서 설계상의 결함을 짚었다. 사람이 들여다보지 않는 곳에서 에이전트들이 서로 주고받는 체계는, 문제가 생겨도 늦게 발견될 가능성을 함께 키운다.

한편에서는 에이전트를 안전하게 받아들일 통로를 만드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가 함께 개발한 웹 표준 '웹MCP(WebMCP)'는 2월 10일(현지시간) 크롬 146 카나리 버전에 실험용 플래그로 들어갔다. W3C 웹 머신러닝 커뮤니티 그룹에서 시험 개발을 거친 이 규격은 navigator.modelContext라는 브라우저 API로 웹사이트가 AI에 쓸 수 있는 기능을 직접 건네주는 방식이다. HTML 폼에 도구 이름과 설명을 붙이는 방법과 registerTool() 함수로 자바스크립트 기능을 등록하는 방법, 두 갈래를 제공한다.

이 방식이 중요한 이유는 비용과 통제 양쪽에 걸린다. 지금의 웹 에이전트는 화면을 캡처해 그림으로 읽는 탓에 이미지 한 장에 수천 개 토큰을 쓴다. 사이트가 허용한 기능만 골라 내주면 낭비도 줄고, 무엇을 열어줄지 서비스가 정할 수 있다. 다만 정식 표준으로 굳는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고, 국내 플랫폼의 도입 여부도 정해진 바 없다.

미디어 기자 · Breath.T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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