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3월 울진 산불은 213시간 동안 산림 1만 4,140헥타르를 태웠다. 당시 온전한 회복까지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3년 7개월 뒤인 2025년 10월 16일, 산림청은 울진 산불 피해지의 산림 생태복원 사례가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제2회 세계복원대회'에서 전 세계 200여 개 사례 중 10대 우수사례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한국 사례로는 유일하고, 산불 피해지 복원으로도 유일하다.
세계복원대회는 유엔이 2019년 선언한 '생태계 복원 10년(2021~2030)'의 일환으로 2022년부터 열리고 있으며, 시상식은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창립 80주년 기념행사에서 진행됐다.
무엇이 평가받았나
FA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공동 주관하는 이 대회에서 울진이 평가받은 것은 심은 나무의 수보다 복원 과정이었다. 산림청은 자연의 자생력을 바탕에 두고 과학과 주민 참여로 돕는다는 원칙을 세웠고, 피해지의 약 71%는 자연 복원에 맡겼다.
핵심 성공 요인으로는 ▲시민참여 거버넌스 구축 ▲법·제도적 기반의 합리적 의사결정 ▲자생식물 공급센터를 통한 체계적 복원 재료 공급 등이 꼽혔다. 산림청은 전문가, 지역 주민, 환경단체, 지자체가 참여하는 ‘산림생태복원 공동체협의체’를 구성해 복원 계획 수립부터 실행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 논의했다.
복원 계획을 공개적으로 합의했고, 산불로 터전을 잃은 주민이 복원의 주체로 참여했다.
'자생식물 공급센터'는 외래종을 들이는 대신 울진 지역 고유의 유전자를 가진 금강송과 희귀·특산식물의 종자를 채취해 길러 숲에 되돌린다. 심사에서 복원 소재 공급 체계로 평가받은 부분이다.
지난 3년, 잿더미 위에서 일어난 변화
산림청은 '2022년 동해안 보호구역 산불피해지 산림생태복원 기본계획'에 따라 2023년부터 2027년까지 5년간,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등 핵심 지역 1,013헥타르(ha)에 대한 집중적인 생태복원 사업을 추진 중이다.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는 지난 8월, 피해지 일부인 47.6헥타르가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최초의 '국립울진생태숲'으로 지정된 것이다. 울진군 덕구리·상당리 일대로, 산불 피해 복원의 전 과정을 기록·연구·교육하는 거점으로 쓰인다.
현재 기본 및 실시설계가 진행 중인 '국립울진산림생태원'은 2027년 완공이 목표이며, 완공 뒤 울진 산림 생태계의 보전·연구·모니터링을 맡는다.
2037년까지 이어지는 점검
산림청은 2027년 5개년 복원 사업이 완료된 후에도, 향후 10년간 추가적인 장기 모니터링을 통해 숲의 식생 회복률, 생물다양성 변화, 토양 안정성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인호 산림청장은 “울진 보호구역의 산림생태복원 성과를 국제적으로 다시 인정받아 매우 뜻깊다”며, “앞으로도 산림생태복원을 통해 생물다양성 증진과 기후변화 대응에 기여하고, 한국의 산림복원 모델을 세계와 공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2년 3월에 탄 숲의 복원 계획은 2027년까지, 그 뒤 점검은 2037년까지 잡혀 있다. 이번 선정은 그 15년 일정의 4년째에 나온 중간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