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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과 산업열, 탄소중립 논의의 중심으로

플래닛·입력 2026. 01. 25. 오전 7:51:00
열에너지 2법 공청회, 청정열 정의와 의무 설계가 쟁점으로
버려지던 열을 이어 붙이는 네트워크가 입법 논의의 핵심에 놓였다
버려지던 열을 이어 붙이는 네트워크가 입법 논의의 핵심에 놓였다 / ⓒ 브레스저널

우리가 쓰는 에너지의 절반 가까이는 전선이 아니라 배관과 보일러를 타고 흐른다. 열에너지가 국내 최종에너지 소비에서 차지하는 몫은 약 48%로 집계된다. 그런데도 탄소중립 정책의 언어는 오랫동안 발전과 전기에 머물러 있었다. 이 공백을 메우려는 입법 논의가 지난 22일 국회에서 공식적으로 문을 열었다.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장인 위성곤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회의원회관에서 연 이날 공청회의 주제는 '탄소중립, 전기를 넘어 열로'였다. 테이블에 오른 법안은 두 건이다. 열에너지 정책의 틀을 세우는 열에너지기본법, 그리고 전환의 속도를 붙이는 열에너지 탈탄소화 전환 및 이용·보급 촉진법이다.

발제를 맡은 에너지경제연구원 오세신 연구위원의 진단은 단순했다. 열을 손대지 않고서는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도, 2050 탄소중립도 도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열이 차지하는 소비 비중과 여전히 높은 화석연료 의존도, 감축 비용을 낮추는 효율성 측면, 그리고 세계적으로 열 정책이 자리를 잡아가는 흐름을 근거로 들었다. 열에너지 부문이 국가 온실가스 배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9%로 파악된다.

이런 흐름은 국내만의 일이 아니다. 유럽연합(EU)과 미국, 일본, 중국은 이미 열에너지를 국가 에너지정책 안에 넣어 다루고 있다. 특히 일본과 중국은 2020년 이후 그 반영 범위를 눈에 띄게 넓혔다. 우리가 지금 논의를 시작하는 것은 앞서가는 선택이라기보다, 뒤처진 간격을 좁히는 작업에 가깝다.

위 의원이 두 법안을 두고 강조한 것은 개별 조항이 아닌 연결이었다. 목표를 세우고, 실제로 이행하고, 성과를 따져보고, 그 결과가 시장의 작동 방식까지 바꾸도록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 붙이겠다는 구상이다. 조각난 지원 정책의 반복으로는 열 부문 전환이 굴러가지 않는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입법이 겨냥하는 지점은 크게 세 갈래로 정리됐다. 재생열과 아직 쓰이지 못한 폐열 같은 청정열 자원을 찾아내는 일, 닫혀 있던 열 네트워크를 열고 서로 이어 주는 일, 그리고 공공과 민간이 각각 어디까지 책임질지를 정하는 일이다. 마지막 항목, 곧 의무화와 지원 사이의 균형점이 실제 협상에서는 가장 까다로운 대목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열·전기 융합설비와 고효율 열병합발전(CHP), 열저장설비를 정책 관리 범주에 넣는 방안도 법안에 담긴 것으로 파악된다.

이해관계의 온도차도 그대로 드러났다. 집단에너지와 자원순환 쪽은 법안 취지에 찬성 의사를 냈고, 도시가스 업계와 산업계 일부는 청정열의 정의와 공급자 의무 설계를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고 요구했다. 종합토론은 권필석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장이 좌장을 맡아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도시가스협회, 한국자원순환에너지공제조합, 대한상의, 히트펌프얼라이언스, 한국재생열에너지융합협회와 기후에너지환경부 실무 책임자가 함께 앉았다. 어느 쪽도 전환 자체를 부정하지 않았다는 점은 기록해둘 만하다.

제도 밖에 놓인 열도 논의 대상에 올랐다. 민간 소각시설에서 나오는 열에너지가 그 예로, 2024년 기준 76개사가 이를 생산하고 있다는 점이 거론되며 제도권 편입 필요성이 제기됐다. 다만 공급자 의무의 대상과 목표 비율, 시행 시기 같은 알맹이는 발표 전이다. 결국 법이 어떤 문장으로 완성되느냐가 감축량의 크기를 결정하게 된다.

이번 겨울, 집 안의 온도조절기와 난방비 고지서를 한 번 들여다보길 권한다. 그 숫자는 개인의 절약 성적표가 아닌, 우리 사회가 열을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 어떻게 나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배관 속을 흐르는 온수가 어디서 데워졌는지 시민이 묻기 시작할 때, 청정열의 정의를 둘러싼 국회 안의 줄다리기도 비로소 무게를 갖는다.

플래닛 기자 · Breath.Ea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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