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화성시 정남면 한 곳에 올해 연말까지 들어설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는 104곳이다. 태양광 845kW를 66개소, 지열 455kW를 26개소에 나눠 심는 방식이다. 연간 예상 발전량은 176만9910kWh, 화석에너지 341.73toe를 대체하는 규모로 승인됐다. 한 곳당 평균 용량은 크지 않지만, 설비가 마을 안으로 흩어져 들어간다는 점이 이 사업의 성격을 규정한다.
화성시는 지난 20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신재생에너지 융복합지원사업 컨소시엄 협약식을 열었다. 참여기관의 역할과 구성, 사업 세부 내역, 사후관리 방식을 함께 묶어 협약했다. 사후관리를 협약 단계에서부터 못 박았다는 대목이 눈에 띈다. 보급 사업의 실패는 대개 설치 직후가 아니라 고장 난 설비를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3년째에 찾아오기 때문이다.
비슷한 시기 부산에서는 다른 방식의 실험이 진행 중이다. 부산 해역은 연평균 풍속 초속 7m 수준에 해상풍력에 적합한 수심 조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이 조건 위에서 개발 방식을 기존 민간 중심에서 공공주도형으로 바꾸는 전환이 추진되고 있고, 다대포 해상풍력이 첫 사례로 제시됐다. 설비용량과 사업비, 착공 시점은 공개 전이다.
부산 해상풍력을 두고 제기된 우려는 네 갈래다. 소음·진동, 해양 생태계 영향, 어업권, 그리고 경관 훼손. 어느 것도 기술로만 답할 수 있는 항목이 아니다. 부산시는 지역협의회를 통해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사업 진행 과정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수용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으로 파악된다.
21일 서울 광화문에서는 에너지전환포럼이 주최하고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에너지공단이 후원한 '지역과 공존하는 재생e 보급 확대 방안 세미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인용된 해외 사례들은 한 방향을 가리켰다. 일본의 영농형 태양광 허가 건수는 2020년 3474건에서 2025년 5351건으로 늘었고, 미국은 영농형 모델을 누적 10GW·596개 도입했는데 그중 7.8GW가 주민참여형이다.

미국 수치의 비율이 특히 시사적이다. 전체 용량의 약 78%가 주민이 참여하는 형태라는 뜻이다. 이탈리아는 농장 단위의 에너지 독립을 목표로 영농형 태양광을 마이크로그리드에 반영한 'EMERA'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발전 설비를 농지에 얹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 전기를 농장이 직접 쓰는 구조까지 설계에 넣은 접근이다.
세미나에서 최재빈 기후솔루션 정책활동가는 재생에너지 보급의 핵심 병목이 기술이나 비용이 아닌 이격거리 같은 규제와 기준 문제라고 짚었다. 이 진단은 뒤집어 읽을 때 더 유용하다. 규제가 병목이라면 그 규제를 만든 것은 대개 앞선 사업들이 남긴 불신이기 때문이다. 수용성은 규제 이전 단계의 문제이고, 규제는 수용성이 무너진 뒤에 생긴 흔적에 가깝다.
그래서 부산의 공공주도형 전환과 화성의 컨소시엄형 보급은 서로 다른 규모의 사업이면서도 같은 질문 앞에 서 있다. 이익이 어디로 흐르느냐다. 화성 사업의 총사업비와 주민 부담 비율, 수익 배분 방식은 발표 전이다. 단순 설치 보조인지 수익을 나누는 구조인지에 따라 104곳이라는 숫자의 의미는 크게 달라진다.
확인해야 할 시점은 명확하다. 화성은 올해 연말이 설치 완료 기한이고, 부산은 다대포 사업의 주체와 규모가 공개되는 순간이 판단의 기준선이 된다. 자기 지역에 재생에너지 사업이 들어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 설비용량보다 먼저 물어볼 것은 협의회에 주민 위치가 몇 개인지다. 그 지점 수가 결국 그 사업이 몇 년을 버틸지를 결정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