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 첫날부터 수도권의 생활폐기물은 더 이상 땅에 그대로 묻히지 못한다. 2026년 1월 1일 수도권을 대상으로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가 우선 시행되면서, 종량제 봉투 속 쓰레기는 반드시 소각이나 선별 같은 전처리를 거쳐야 한다. 시행 3주가 지난 지금, 그 쓰레기가 향한 곳은 수도권의 새 소각장이 아니라 남쪽으로 뻗은 고속도로였다. 원정 소각을 둘러싼 지역 갈등이 시행 첫 달부터 불거진 이유다.
이 규제는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다. 2021년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전처리 없는 직매립을 막는 규정이 마련됐고, 그 합의의 출발점은 인천 수도권매립지 사용기한 종료를 앞둔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무엇을 묻지 않을지는 5년 넘게 준비됐다는 뜻이다.
문제는 대체 경로였다. 수도권의 공공·민간 소각시설은 이미 포화 상태이고, 새 공공 소각시설은 2027년에야 순차적으로 완공될 예정이었다. 제도가 먼저 도착하고 처리 용량이 뒤늦게 따라오는 1년의 공백, 그 사이를 시장이 메우고 있다.
규모를 가늠할 단서는 있다. 2024년 인천 수도권매립지에서 처리한 생활폐기물 매립량은 55만 8645톤이었다. 매립이라는 출구가 닫히면 연간 50만톤 이상이 다른 경로를 찾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만 시행 이후 실제로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얼마나 반출됐는지, 처리 단가가 얼마나 올랐는지에 대한 공식 집계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충북 청주시가 그 경로의 한 종착점이다. 이곳에서는 민간 소각업체 4곳이 가동 중이고 그중 3곳이 수도권 지자체와 위탁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파악된다. 소각시설이 밀집한 북이면은 오래전부터 민원과 갈등을 겪어온 지역이다. 여기에 민간 폐기물 처리시설은 반입협력금 협의 대상이 아니어서 주민을 향한 공식 지원방안도 마련돼 있지 않다.
주민 입장에서 보면 계산이 단순하다. 부담은 지역에 남고, 대가는 계약 당사자들 사이에서만 오간다. 공공시설이라면 협의 테이블이라도 있지만 민간 계약에는 그 절차 자체가 없다. 갈등의 뿌리는 특정 업체나 특정 지자체의 잘못이라기보다, 민간 위탁이 늘어나는 속도를 제도가 따라잡지 못한 구조에 가깝다.

법의 방향은 이미 정해져 있다. 발생지 처리 원칙은 광역폐기물매립지 조성사업이 본격화된 2000년 무렵부터 확립돼왔고, 2022년 폐기물관리법 개정은 생활폐기물을 관할 구역에서 우선 처리하도록 명시했다. 원정 소각은 이 원칙의 예외이지 대안이 아니다.
행정의 신호가 흔들린 점도 짚어야 한다. 기후부는 2025년 9월 직매립 금지의 원칙적 시행을 밝히면서 소각장 건설 계획이 있는 지자체에 최대 1년 유예 특례를 언급했고, 11월에는 다시 원칙적 시행을 강조했다. 12월 2일 수도권 3개 시도와 업무협약을 체결했지만, 예외 규정은 시행 사흘 전인 12월 29일에야 나왔다. 지자체와 업계가 감량 계획을 세울 시간이 그만큼 줄어든 셈이다.
그러나 이 공백은 감량 설계를 앞당길 창이기도 하다. 경기 양평군은 인구가 늘었는데도 쓰레기 발생량이 연 425톤 줄었다. 처리 용량을 늘리는 데는 몇 년이 걸리지만, 발생량을 줄이는 데는 몇 달이면 지표가 움직인다는 뜻이다. 수도권 공공 소각시설이 채워지기까지 남은 시간은 감량을 실험할 시간이기도 하다.
지켜볼 지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2027년으로 예정된 수도권 공공 소각시설의 순차 완공이 일정대로 진행되는지, 다른 하나는 민간 위탁 시설 주변 주민에게도 협의와 지원의 통로가 열리는지다. 앞의 것은 용량의 문제이고, 뒤의 것은 신뢰의 문제다. 둘 중 하나만 풀려도 갈등은 남는다.
가장 확실한 감축은 소각로 앞이 아니라 배출 단계에서 일어난다. 종량제 봉투에 섞여 들어가는 음식물 물기와 재활용 가능 자원을 한 번 더 걸러내는 일, 그 사소한 습관이 실제로는 원정 소각 계약 물량을 결정한다. 이번 주 배출일에 봉투 하나만 열어 다시 분류해보길 권한다. 우리 동네 쓰레기가 400킬로미터를 이동할지 말지는, 그 봉투에서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