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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가 석탄을 앞질렀는데 태양광은 왜 멈춰 설까?

김범수·Published 2026-10-29 15:30 KST
설비용량 첫 추월, 한낮에 넘치는 전기를 담을 ESS와 송배전망이 숙제로 남았다
국내 재생에너지 설비가 처음으로 석탄화력 설비를 넘어섰다
국내 재생에너지 설비가 처음으로 석탄화력 설비를 넘어섰다 / ⓒ 브레스저널

국내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이 석탄화력 설비용량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발전기들이 최대로 낼 수 있는 출력을 합치면 둘의 순위가 뒤집혔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설비를 2030년까지 100GW로 늘린다는 목표를 다시 확인했다. 늘어난 설비가 실제 전력 공급의 변화로 이어지려면 전기를 담아 둘 ESS와 실어 나를 송배전망, 수요에 맞춰 출력을 조절하는 계통 유연성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설비용량과 발전량은 다르다. 설비용량은 발전기를 모두 최대로 돌릴 때 낼 수 있는 힘이고, 발전량은 실제로 만들어 낸 전기의 양이다. 태양광은 해가 떠 있을 때만 돈다. 그래서 설비용량이 같아도 하루에 만드는 전기는 석탄보다 적다.

설비를 더 늘리는 계획도 나온다. 태양광 설비를 87GW까지 늘리는 안이 거론된다.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목표에 포함된 태양광 몫인지는 세부 이행안이 나와야 가려진다.

설비가 늘자 새 병목이 드러났다. 태양광 발전량은 낮 시간에 몰린다. 수요보다 공급이 넘치면 계통 운영자는 발전기 일부의 출력을 낮추게 하는데, 이를 출력제어라고 한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출력제어가 되풀이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햇빛이 가장 좋은 한낮에 멀쩡한 패널이 멈춰 서는 일이 잦아지면 설비를 아무리 깔아도 공급은 기대만큼 늘지 않는다.

한낮에 남는 태양광 전기를 ESS에 담아 두었다가 저녁에 쓴다
한낮에 남는 태양광 전기를 ESS에 담아 두었다가 저녁에 쓴다 / ⓒ 브레스저널

정부는 최근 석탄발전기 10기를 '안보전원'으로 남기는 방안을 내놨다.

해가 지면 태양광 출력은 0이 된다. 저녁 수요를 받쳐 줄 저장 설비가 넉넉하지 않으면 석탄을 한꺼번에 내려놓기 어렵다. 재생에너지 설비가 1위에 오른 시점에 석탄 10기를 남기는 방침이 함께 나온 배경이다.

해법은 저장 설비에서 찾을 수 있다. ESS가 한낮에 남는 전기를 담아 두었다가 해 진 뒤 내보내면 출력제어가 줄고, 석탄이 맡아 온 저녁 전력의 몫도 덜어 낼 수 있다. 송배전망이 넉넉하면 한 지역에서 남는 전기가 다른 지역 수요처로 건너간다. 2030년 100GW 목표에 ESS와 송배전망 확충 일정이 함께 붙어야 하는 까닭이다.

가정에서도 보탤 수 있다. 세탁기나 식기세척기에 예약 기능이 있으면 정오 무렵에 돌아가도록 맞춰 보자. 한 집이 옮기는 전력은 작다. 낮에 전기를 쓰는 집이 늘면 한낮에 남는 전기도 줄어든다.

김범수 기자 · Breath.Ea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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