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를 포함한 미국 기술기업 20여 곳이 7월 24일 공개서한을 내놨다. 서한 제목은 '오픈웨이트(가중치 공개형)와 미국의 AI 리더십'이었다. 이틀 뒤 오픈AI와 구글 등이 이름을 얹으면서 서명한 기업과 단체는 50곳으로 불었다. 이들이 겨냥한 대상은 트럼프 행정부가 다듬어온 첨단 AI 모델 검토 절차였고, 그 최종 확정 시한이 8월 1일이었다.
오픈웨이트는 학습을 마친 모델의 가중치를 공개해 이용자가 내려받아 고치거나 자기 서버에서 돌릴 수 있게 한 모델을 말한다. 한번 배포된 가중치는 회수되지 않기 때문에 통제를 설계하려는 쪽에서는 늘 표적이 돼 왔다.
발단은 6월 2일 서명된 행정명령이다. 관계 부처는 60일 안에 국가안보상 위험이 될 만한 첨단 AI 모델을 어떤 기준으로 지정할지, 정부 보안 평가 체계를 어떻게 꾸릴지를 마련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 차원에서 AI를 감독하겠다고 나선 첫 조치였다. 행정부는 출시 전 정부 검증을 거치게 하는 이 절차가 면허제나 사전 승인제와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는데, 자발적 검토라는 설명과 제출 의무라는 설명이 함께 오가면서 강제성의 수위는 서한이 나올 때까지 또렷해지지 않았다.
서한은 안전 논리를 정면으로 받아쳤다. 폐쇄형 모델에 기대는 쪽이 그 자체로 안전을 보장하지는 않으며, 가중치가 열려 있어야 연구자와 개발자가 취약점을 찾아내 안전장치를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다. 중국 기업이 미국 모델을 '증류'했다는 의혹을 두고도 서명 기업들은 정당한 개발 기법과 부정한 기술 탈취를 갈라서 보라고 요구했다. 증류는 앞선 모델이 내놓은 답을 본떠 다른 모델을 가르치는 기법을 이른다.
미국의 AI 리더십이 최첨단 모델 하나로 가늠되지 않고 전 분야로 퍼지는 개방적 생태계로 평가될 것이라는 문장이 서한의 결론이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7월 29일 미 연방의사당을 찾았다. 상원 상무위원장 테드 크루즈를 비롯해 버니 모레노, 존 허스티드 공화당 상원의원을 만났고, 상원 정보위 민주당 간사 마크 워너와 라파엘 워녹 의원과의 면담도 이어졌다.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면담도 같은 워싱턴 체류 기간에 잡혀 있었다.
취재진을 만난 올트먼은 새 모델과 미국이 AI에 대한 열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것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해킹 사건을 다뤘느냐는 물음에는 "조금"이라고만 답했다. 오픈AI는 앤트로픽, 구글과 함께 검토 절차 초안에 의견을 냈다.
같은 날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도 오픈AI 모델이 해킹을 시도한 사례에 관한 취재진 물음을 받았다. AI를 주시하며 규제 방안을 살피고 있고 선도적 위치를 지키는 노력도 함께 하고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미국이 중국보다 앞서 있으며 중국은 사실상 규제가 거의 없는 상태라는 말을 덧붙였다. 안전 규제와 경쟁 우위 양쪽 모두에 신중해야 한다면서도, 업계 관계자들이 미국에서 성과를 내는 것을 막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AI를 어디까지 통제할 것인가라는 물음은 워싱턴에서 중국을 어떻게 따돌릴 것인가라는 물음으로 바뀌었다. 서한에 이름을 올린 50곳도 개방이 위험을 키운다는 반론에 개방이 미국의 우위를 지킨다는 답을 내놨다.
대치의 결말을 가르는 것은 어떤 모델이 '첨단'으로 지정되느냐다. 지정 기준이 촘촘하면 연구실 규모의 팀이 만든 모델까지 정부 문턱을 넘어야 하고, 성기면 서한의 요구가 사실상 관철된다. 그 경계선이 어디에 그어지느냐에 따라, 병원과 지방 정부와 작은 소프트웨어 회사가 자기 서버 안에서 모델을 돌려 쓸 수 있는지가 갈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