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6회 대전국제음악제가 8월 18일 대전에서 문을 연다. 내건 주제는 '울림과 정화'다. 실외기와 매미가 함께 우는 계절에, 클래식 선율로 마음을 헹구자는 제안을 내세웠다.
정화라는 말은 종교의 언어처럼 들리지만, 음악에서 그것은 훨씬 물리적이다.
현이 떨리면 나무 몸통이 따라 떨고, 그 떨림이 공기를 밀어 듣는 사람의 가슴뼈까지 닿는다. 활에 바른 송진 냄새와 조명에 데워진 무대 마룻바닥 냄새가 뒤섞이고, 곡과 곡 사이에는 아무도 기침하지 않는 몇 초가 생긴다. 석 달째 소음을 견딘 귀에 그 몇 초는 냉수처럼 느껴진다.
클래식 음악제는 대개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한다. 수백 년 전 악보를 되도록 원래 소리에 가깝게 되살리는 일, 그리고 그 소리를 지금 여기 사는 사람의 감각으로 다시 쓰는 일이다. 둘은 사이좋게 지내지 않는다.
보존만 내세우면 무대가 진열장을 닮고, 해석만 밀고 나가면 원곡의 윤곽이 흐려진다. 스물여섯 번째 해에 '정화'라는 말을 내건 선택은 해석 쪽으로 반걸음 옮겨 갔다는 신호로 읽힌다.

대전이라는 이름에서 음악을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 도시가 스물여섯 해째 여름마다 국제음악제를 열어 왔다. 한 해쯤 건너뛰어도 크게 티가 나지 않을 행사가 26회를 채우려면, 무대에 오르는 연주자만큼이나 객석을 채워 온 시민이 있어야 한다.
개막까지 3주가 남았다. 여름 일정을 짜는 김에 가을까지 적어 두려는 독자를 위해 덧붙이면,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6일부터 15일까지 열흘간 부산 영화의전당을 중심으로 열리고 초청작 전체 라인업은 9월 1일 공개된다.
8월 18일 저녁, 대전의 어느 홀에서 첫 음이 공기를 민다. 귀를 씻고 돌아오고 싶은 사람은 그날 오후의 대전행 열차 시간을 확인하면 된다.
행사 정보
일시: 2026년 8월 18일 개막
장소: 대전
주제: 울림과 정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