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스저널 The Breath Journal

물 한 통으로 여는 상암동의 하루

편집부·입력 2026. 07. 11. 오후 4:33:00
주민이 직접 꾸린 '통통통 물통통 마을축제', 마포 상암동 골목에서
여름 물 냄새가 번지는 상암동 골목
여름 물 냄새가 번지는 상암동 골목 / ⓒ 브레스저널

오늘 서울 마포구 상암동 골목이 물에 젖는다. 주민들이 직접 꾸린 '통통통 물통통 마을축제'가 7월 11일 토요일 하루 동안 열린다. 물놀이와 마을장터, 두 갈래로 짜였다.

기획도 진행도 동네 사람 몫이다.

골목 물놀이에 필요한 것은 많지 않다. 고무 대야, 호스, 물을 받아둘 통이면 된다. 정오를 지나면 달궈진 콘크리트에서 물비린내와 먼지 냄새가 같이 올라오고, 아이들이 뛰어간 자국은 몇 걸음 못 가 마른다. 플라스틱 물통이 부딪히는 둔탁한 소리가 담벼락을 타고 되돌아온다.

마을장터는 축제의 다른 축이다.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이 같은 골목에 산다. 물건을 고르는 시간보다 안부를 묻는 시간이 길어지는 장터가 된다.

상암동은 방송·업무 시설이 늘어선 동네로 더 알려져 있다. 그 건물들 뒤편에 사람이 사는 골목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사실은 밖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 이번 축제가 열리는 곳은 그 뒤편이다.

여름마다 지방자치단체가 여는 대형 물축제와 견주면 상암동의 하루는 작다. 대신 끝난 뒤 서로를 알아보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마을 단위 행사는 규모를 키우는 순간 결이 바뀐다.

사람이 몰리면 준비하는 손도 늘어야 하고, 그 손을 채우려면 결국 동네 바깥의 인력과 예산을 부르게 된다. 그렇게 커진 행사는 동네를 위한 하루에서 멀어진다.

작게 유지하는 선택에도 값이 따른다. 해마다 같은 사람이 같은 일을 맡으면 몇 해 못 가 지친다. 마을 축제가 오래가느냐 마느냐는 물통을 나르는 사람이 해마다 바뀌느냐에 달려 있다.

따로 초대장은 없다. 골목에 들어서면 물이 튀니 젖어도 되는 옷을 입고 여벌 수건을 챙기는 편이 낫다. 축제는 오늘 하루로 끝난다.

행사 정보
일시: 2026년 7월 11일(토) 하루
장소: 서울 마포구 상암동 마을 골목 일대
주최: 상암동 주민
주요 프로그램: 물놀이, 마을장터

편집부 · Breath.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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