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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번째 여수음악제, 항구에 오케스트라를 놓다

편집부·입력 2026. 07. 08. 오후 4:47:00
8월 29일 개막, 정명훈·KBS교향악단·선우예권이 남해 바다 곁에 선다
음악제가 열리는 여수 바닷가의 여름 저녁
음악제가 열리는 여수 바닷가의 여름 저녁 / ⓒ 브레스저널

바다에서 올라온 소금기가 저녁 공기에 얇게 섞이는 계절, 여수는 여전히 배와 사람으로 붐빈다. 제10회 여수음악제가 8월 29일 이 항구도시에서 막을 올린다. 개막 무대에는 정명훈이 지휘하는 KBS교향악단이 오르고,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협연자로 함께 선다.

열 번을 채운 음악제다.

지휘자와 오케스트라, 협연 피아니스트라는 조합은 어디서나 성립한다. 여수에서 달라지는 것은 그 소리가 놓이는 배경이다. 방파제에 부딪히는 물소리, 밤새 꺼지지 않는 항구의 조명, 여름 끝자락의 눅눅한 바람이 객석 밖에서 함께 흐른다.

여수는 오래 산업과 관광의 도시로 불려왔다. 정유 단지의 굴뚝과 케이블카의 곤돌라가 같은 하늘 아래 걸려 있고, 그 사이로 여객선이 드나든다. 이런 곳에 클래식 음악제를 심는 일은 처음부터 자연스러운 선택이 아니었을 것이다. 열 해를 이어왔다는 사실이 그 어색함을 조금씩 지워온 과정을 대신 말해준다.

지역 음악제가 오래 살아남으려면 바깥에서 큰 이름을 데려오는 일과, 그 이름이 떠난 뒤에도 남을 무엇을 도시 안에 쌓는 일을 함께 해야 한다. 전자는 표를 팔고 후자는 시간을 번다. 열 번째 해를 맞은 음악제라면 후자 쪽 성적표를 슬슬 물어볼 만하다. 관객석의 절반이 외지에서 온 사람들로 채워지는 축제와, 동네 사람이 저녁 산책 삼아 들르는 축제는 십 년 뒤 전혀 다른 얼굴을 갖는다.

정명훈이라는 이름은 그 자체로 국내 클래식 관객을 움직인다. 선우예권 역시 마찬가지다. 두 연주자가 함께 서는 무대가 남해 바닷가에서 열린다는 사실은, 서울 밖에서도 같은 밀도의 연주가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개막까지 두 달 가까이 남아 있다.

세부 프로그램과 예매 일정은 음악제 조직위원회를 통해 순차적으로 안내된다. 8월 말의 여수는 늦여름의 습기와 초가을의 서늘함이 하루 안에 교차하니, 저녁 공연을 보러 간다면 겉옷 하나를 챙기는 편이 낫다.

행사 정보
일시: 2026년 8월 29일 개막
장소: 전남 여수
주요 출연: 정명훈(지휘), KBS교향악단, 선우예권(피아노)

편집부 · Breath.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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