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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닉스 콜센터 감원과 LA 배달로봇, 실측이 남긴 신호

곽동현·입력 2026. 06. 02. 오전 7:04:00
AI 고용 충격을 재는 자와 대비하는 자, 어긋난 두 시계
상담 인력이 빠져나간 콜센터 층의 오후
상담 인력이 빠져나간 콜센터 층의 오후 / ⓒ 브레스저널

AI가 사람의 일을 얼마나 가져가는가를 두고 기업 경영진과 유명 인사들의 공방이 다시 달아올랐다. 그러나 같은 시기 미국 피닉스에서는 콜센터 일자리가 급감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로스앤젤레스 도심에서는 젊은 남성들이 무인 배달 로봇을 넘어뜨리거나 끌고 가는 영상이 온라인에 돌았다.

오픈AI CEO 샘 올트먼은 5월 27일 호주 시드니의 한 세미나에서 '일자리의 종말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초급 사무직이 대량으로 사라진다던 예측이 빗나갔다는 취지였다. 앤트로픽이 내놓은 노동시장 보고서도 비슷한 쪽을 가리킨다. AI 도입 이후에도 기존 화이트칼라 취업자의 실업률 곡선에 뚜렷한 변화가 없었고, 기업들은 해고 대신 신규 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했다는 내용이다.

앤트로픽이 쓴 '관측된 노출(Observed Exposure)'은 실제로 AI가 그 일에 얼마나 쓰이는지를 관찰해 재는 방식이다. 이론적 대체 가능성과 현실의 사용량은 다르다는 문제의식이 담겨 있다. 이 지표가 재는 범위는 미국, 그리고 현재 시점에 한정된다.

한국을 재면 그림이 달라진다. 한국은행은 2025년 2월 보고서 '에이아이와 한국경제'에서 국내 일자리의 51%가 AI 도입의 영향권에 들고, 27%는 대체되거나 소득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실측치와 한국의 잠재 영향 추정은 서로 다른 것을 재고 있어 정면으로 충돌하지는 않는다.

직장을 다니는 사람은 밀려나지 않는데, 처음 들어오려는 사람에게 문이 좁아지는 형태의 충격이다. 한국에서도 전체 취업자 수가 늘어나는 동안 청년층 취업자 수는 감소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저속으로 다니며 사람을 자동으로 피하도록 만들어진 이 장비는 대당 수천 달러 수준이다. 넘어뜨린 사람들의 동기를 하나로 묶을 근거는 없지만, 사람이 하던 배달을 기계가 대신하는 길목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대응 논의는 그만큼 빠르지 않다. 김지형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은 5월 26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사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AI 대응은 '가장 나쁜 상황'까지 가정하고 사회적 대화로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시적인 대량 실업과 양극화도 대비 대상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 사안이 특정 직군에 국한되지 않고 전방위로 번진다고 봤다.

분배를 다루는 협상 틀도 시험대에 올라 있다. 최근 타결된 삼성전자 성과급 협상을 계기로, 초과이익을 어떻게 나눌지가 국내 여러 기업의 교섭 의제로 올라올 가능성이 거론된다. 생산성이 기계 쪽으로 옮겨갈 때 늘어난 몫이 누구에게 가는지는 고용 통계가 답하지 않는 부분이다.

6월 24일에는 '제5회 사람과디지털포럼-AI 시대, 일과 학습의 미래'가 열린다. 여기서 오갈 이야기가 논쟁의 연장이 될지, 실측 자료를 놓고 대비책을 짜는 논의가 될지는 열려 있다.

곽동현 기자 · Breath.T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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