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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석탄 제한, '언제' 다음에 놓일 것

곽동현·입력 2026. 05. 29. 오후 12:17:00
2030년이라는 시점은 정해졌고, 감축 규모와 전환금융 기준은 비어 있다
이행 시점은 정해졌으나 감축 규모 쪽 접시는 비어 있다
이행 시점은 정해졌으나 감축 규모 쪽 접시는 비어 있다 / ⓒ 브레스저널

연기금 운용 회의에서 탈석탄을 논할 때 대개 연도부터 합의된다. 몇 년까지 하겠다는 약속은 문장으로 쓰기 쉽고, 반대하기도 어렵다. 국민연금의 석탄 투자 제한 이행안이 2030년이라는 연도를 얻은 것도 그 익숙한 순서를 따른다. 그러나 연도가 정해졌다는 사실만으로 기후책임투자가 작동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석탄 투자 제한의 이행 시점이 2030년으로 처음 구체화됐다는 점은 확인된다. 그 제한이 적용될 자산 규모가 1600조 원대라는 점도 함께 확인된다.

아직 채워지지 않은 대목이 남아 있다. 제한이 걸린 뒤 포트폴리오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어느 선까지 줄일 것인지, 그리고 석탄에서 다른 발전원으로 넘어가는 기업에 자금을 계속 댈지 말지를 가르는 기준이 무엇인지가 비어 있다. 앞의 것이 감축 규모이고 뒤의 것이 전환금융 기준이다.

기후책임투자의 실질은 감축 폭과 전환금융의 판별 기준에서 결정된다. 그 두 항목이 채워지기 전까지 2030년은 약속의 외형에 그친다.

반론은 충분히 강하다. 시점부터 못 박아야 후속 논의가 굴러간다는 것, 규모와 기준은 기술적 검토가 필요해 시간이 걸린다는 것, 1600조 원을 움직이는 기관이 성급하게 수치를 던지면 시장에 불필요한 충격을 준다는 것. 세 가지 모두 운용 현실에 근거를 두고 있다.

그럼에도 순서를 바꿔야 한다고 보는 이유가 있다. 감축 폭이 비어 있으면 2030년까지 남은 기간 동안 무엇을 얼마나 팔고 무엇을 남길지가 운용역의 재량으로 흩어진다. 전환금융 기준이 없으면 석탄 비중을 줄이는 중이라고 설명하는 모든 기업이 예외로 편입될 여지가 생긴다. 연도만 있는 약속은 이행 여부를 사후에 따지기도 어렵다.

비교 대상을 하나 세워두면 논쟁이 선명해진다. 해외 대형 연기금들이 탈석탄을 선언한 뒤 실제로 달라진 것은 매출 대비 석탄 비중 몇 퍼센트를 배제선으로 삼았는지, 전환 계획을 어떤 문서로 검증했는지였다. 매도 시점이 달라진 것이 아니었다. 국민연금에 물어야 할 것도 같은 종류다.

감축 규모와 전환금융 기준을 담은 후속 논의는 확정 전 단계에 있다. 그 내용이 공개될 때 확인할 항목은 세 가지로 좁혀진다. 배제선을 어떤 지표로 그었는지, 감축 목표를 절대량으로 잡았는지 자산 대비 원단위로 잡았는지, 전환 중인 기업의 예외를 누가 어떤 주기로 재심사하는지. 2030년이라는 연도가 이 세 항목과 연결되면 약속은 이행 계획이 되고, 연결되지 않으면 연도로 남는다.

곽동현 기자 · Breath.E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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