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스저널 The Breath Journal

바다 도시의 봄, 깊이를 마주하다

루츠·입력 2026. 03. 28. 오전 10:06:00
2026 통영국제음악제 개막, 공식 공연 26편과 젊은 음악가 발굴
2026 통영국제음악제가 열리는 봄의 통영
2026 통영국제음악제가 열리는 봄의 통영 / ⓒ 브레스저널

2026 통영국제음악제가 '깊이를 마주하다'를 주제로 막을 올렸다. 경상남도 통영에서 공식 공연 스물여섯 편이 차례로 무대에 오른다. 3월의 찬 공기에 갯내가 섞이는 도시, 그 습기 안에서 현이 울린다.

축제 기간의 통영은 소리의 결이 달라진다. 낮에는 부두 쪽에서 밧줄이 쓸리는 소리와 갈매기 울음이 들리고, 저녁이 되면 그 소리가 활에 먹인 송진 냄새와 나무 무대의 마른 울림으로 바뀐다. 관객은 소금기가 밴 외투를 그대로 걸치고 객석에 앉는다.

프로그램의 뼈대는 스물여섯 편의 공식 공연이다. 주제로 내건 '깊이를 마주하다'는 곡을 고르는 기준이자 관객에게 건네는 요구에 가깝다. 한 번 듣고 잊히는 곡을 덜어내고 오래 남아 사람을 바꾸는 음악으로 무대를 채우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진은숙 예술감독은 힘든 시기일수록 예술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가 어렵고 문화 예산이 줄어드는 국면에서 이 발언은 쉬운 위로로 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예술의 쓸모를 증명하라는 요구에 정면으로 맞서는 말에 가깝다.

젊은 음악가 발굴 프로그램은 그 태도가 실제로 움직이는 곳이다. 축제가 유명한 연주자를 불러와 하루 저녁을 채우고 끝나는 대신,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연주자에게 무대와 관객을 내주는 선택이다. 이런 지출은 그해 관객 수로 회수되지 않는다. 10년 뒤에야 결과가 보인다.

축제 기간의 통영 항구, 낮의 소리와 밤의 소리가 다르다
축제 기간의 통영 항구, 낮의 소리와 밤의 소리가 다르다 / ⓒ 브레스저널

지역에는 다른 긴장도 함께 온다. 봄 한철 축제가 항구 도시의 관광 자원으로 소비될수록, 정작 음악의 밀도를 지키기는 어려워진다. 통영이 지난 세월 쌓아 온 것은 관광객의 발길이기도 하고, 그 발길과 무관하게 이어져 온 연주의 시간이기도 하다. 두 가지를 동시에 붙드는 일이 이 축제의 과제다.

봄의 통영 다음으로 달력에 적어 둘 곳은 가을 부산이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는 2026년 10월 6일부터 15일까지 열흘간 부산 영화의전당을 중심으로 열리고, 집행위원회는 9월 1일 초청작 전체 라인업을 공개한다.

스물여섯 편은 봄 안에 모두 끝난다. 통영으로 가는 길은 남해안을 따라 굽어 있고, 공연장에 닿기 전에 바다를 한 번 지나게 된다. 손끝에 소금기가 남은 채로 객석에 앉아 첫 음을 기다려 보는 것, 이 축제가 관객에게 권하는 방식이다.

행사 정보
행사: 2026 통영국제음악제
주제: 깊이를 마주하다
장소: 경상남도 통영
프로그램: 공식 공연 26편, 젊은 음악가 발굴 프로그램
예술감독: 진은숙

루츠 기자 · Breath.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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