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스저널 The Breath Journal

네이버, 전 서비스에 AI 에이전트 이식한다

미디어·입력 2026. 03. 23. 오후 2:43:00
검색·쇼핑·금융·건강 순차 고도화, 사내 업무까지 함께 갈아끼운다
네이버 제27기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성남 그린팩토리
네이버 제27기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성남 그린팩토리 / ⓒ 브레스저널

네이버가 올해 안에 전 서비스 영역에 AI 에이전트를 넣겠다고 선언했다. 23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그린팩토리에서 열린 제2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나온 내용이다. 에이전트란 이용자가 목적만 말하면 검색·비교·주문 같은 중간 단계를 대신 처리하는 소프트웨어를 뜻한다. 검색창에 단어를 넣고 결과를 훑던 행위 자체가 바뀐다는 의미다.

이번 발표는 '온 서비스 AI' 전략의 연장선에 놓인다. 전략 선언 3년 차인 올해, 회사는 기능 몇 개를 얹는 수준을 넘어 서비스 전반의 작동 방식을 에이전트 쪽으로 옮기겠다고 했다. 검색·쇼핑·금융·건강 등 영역별 버티컬 에이전트를 순차적으로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버티컬이란 분야별로 좁게 특화된 에이전트를 말한다.

가장 앞서 움직인 쪽은 쇼핑이다. 네이버는 지난 2월 AI 쇼핑 에이전트를 도입했고, 연내 쇼핑 카테고리 전반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초기 적용은 디지털·리빙·생활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한 베타 형태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도입 이후의 이용자 반응이나 거래 지표는 이날 공개된 바 없다.

건강 분야도 연내 일정에 들어 있다. 회사는 건강 에이전트를 선보이고 서울대병원 데이터를 활용해 성능을 끌어올린다고 밝혔다. 의료 정보를 다루는 서비스인 만큼 데이터 활용의 계약 형태와 정보 처리 근거가 어떻게 정리되는지가 실제 출시의 관건이 된다. 이 부분은 확정된 내용이 나오지 않았다.

바깥으로 향하는 서비스만 바뀌는 것이 아니다. 네이버는 개발·기획·디자인·리서치 등 전 직군에서 AI를 활용해 생산성을 2배 수준으로 높이는 목표를 내걸었다. 프로젝트 하나에 들어가던 시간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뜻이다. 이 목표를 무엇으로 재는지, 대상 인원이 어느 규모인지, 인력 운용은 어떻게 되는지는 이날 설명되지 않았다.

수익 모델도 함께 손본다. 쇼핑·플레이스 에이전트에 광고 등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해 수익화한다는 방침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온라인 경험을 오프라인 방문·구매·이용까지 연결하는 '풀 루프 플랫폼'을 완성하겠다며 물류와 접점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공공·금융·방산처럼 보안 요구가 큰 영역에서는 소버린 AI를 앞세워 기업 대상 사업을 키운다.

분야별로 쪼개진 에이전트가 서비스 전반으로 퍼져 나간다
분야별로 쪼개진 에이전트가 서비스 전반으로 퍼져 나간다 / ⓒ 브레스저널

같은 전환은 국경 밖에서도 진행 중이다. 세일즈포스의 에이전트 서비스 '에이전트포스'는 연간반복매출 약 8억달러(약 1조1886억원), 계약 약 3만건 규모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사용자 수로 돈을 받던 방식에서 AI가 처리한 작업량 기준 과금으로 옮겨가는 중이다. 마크 베니오프 최고경영자는 2월 실적 발표에서 AI가 소프트웨어 구독 사업을 대체하지 않고 오히려 그 경쟁력을 높인다고 말했다.

기술이 퍼지는 만큼 통제 문제도 따라온다. 시장조사업체 그래비티가 IT 담당자 약 1000명에게 물은 결과 90%가 에이전트 환경에서 보안 문제를 겪었다고 답했고, 체계적 통제 체계를 갖춘 곳은 5곳 중 1곳 수준이었다. 사람이 아닌 소프트웨어에 계정과 권한을 주는 순간 누가 무엇을 실행했는지 추적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옥타는 4월 30일 에이전트 전용 신원관리 제품을 정식 출시하고, 세일포인트·사이버아크·마이크로소프트도 관련 제품을 차례로 내놨다. 국내에서는 라온시큐어가 분산신원인증을 활용한 관리 기술을 개발 중이다.

주총장 분위기는 기술 계획만큼 밝지 않았다. 한 주주는 5년 전 사들인 주식의 수익률이 마이너스 36%라고 밝혔고, 주당 배당금 2630원을 3000원으로 올리고 이사 보수 한도는 동결하라고 요구했다. 최수연 대표는 구체적 수치를 약속하기는 어렵다면서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한 주주환원 강화를 언급했다. 상정 안건 5건은 모두 통과됐고, 김희철 최고재무책임자가 사내이사로 새로 선임됐다.

에이전트가 정착하면 이용자는 상품 목록을 스크롤하는 대신 조건을 말하고 결과를 받는 쪽으로 옮겨간다. 상인의 관심사는 검색 노출에서 에이전트가 자기 상품을 어떻게 읽어내는지로 옮겨가고, 회사 안에서는 사람이 하던 반복 작업의 경계가 다시 그어진다. 연내라는 시한을 걸어둔 이상 쇼핑 카테고리 확대와 건강 에이전트 출시가 그 변화의 첫 시험대가 된다. 두나무 인수를 통한 금융 웹3 확장은 인허가 절차가 진행 중이어서, 올해 네이버의 성적표는 기술 일정과 규제 일정 양쪽에서 매겨질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 기자 · Breath.Tech

관련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