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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유천문화마을 골목 전체가 27~28일 축제장 된다

루츠·입력 2026. 03. 21. 오전 10:50:00
청도 유천문화마을 '그땐&그랬지' 거리축제, 27~28일 주민 손으로
이틀간 행사장이 되는 청도 유천마을의 옛 골목
이틀간 행사장이 되는 청도 유천마을의 옛 골목 / ⓒ 브레스저널

청도군이 오는 27일과 28일 이틀에 걸쳐 유천문화마을에서 '그땐&그랬지' 거리축제를 연다. 따로 세운 무대는 없다. 마을 골목 전체가 그대로 행사장이 된다.

거리축제라는 형식은 관람 동선을 정해주지 않는다. 담과 담 사이를 걷다가 프로그램과 마주치고, 걸음을 멈췄다가 다시 걷는 식으로 하루가 흘러간다. 청도군이 판을 벌였고, 마을에 사는 사람들이 준비의 상당 부분을 떠맡았다.

오래된 마을의 골목은 대체로 비슷한 물성을 갖는다. 손바닥으로 쓸면 모래가 묻어나는 거친 시멘트 담, 페인트가 벗겨져 붉게 뜬 철제 대문, 발밑에서 자잘하게 밟히는 마른 흙과 자갈 소리. 봄볕이 들면 담에 남은 습기가 마르면서 흙냄새가 잠깐 올라온다. 축제는 그 위에 무언가를 새로 짓기보다, 있던 것을 이틀 동안 드러내는 쪽에 가깝다.

유천은 열차가 서던 시절의 이름을 간직한 역마을이다. 역할이 끝난 뒤 사람이 빠져나갔고, 남은 골목은 오래 조용했다. 소멸을 앞둔 마을이 기억을 자산으로 꺼내는 방식은 요즘 여러 지역에서 시도되지만, 실행 주체가 주민인 경우는 흔하지 않다.

긴장을 감출 이유는 없다. 마을을 축제의 배경 화면으로 소비하는 순간, 골목은 사진 한 장으로 납작해진다. 이틀이 지나면 관람객은 떠나고 담은 원래의 침묵으로 돌아간다. 그 침묵을 견디며 사는 사람들이 이번 준비를 맡았다는 점이, 이 행사를 다른 사례와 갈라놓는 지점이다.

찾아가려는 사람이라면 걷기 편한 신발을 챙기는 편이 좋다. 옛 마을 골목은 폭이 일정하지 않고 바닥도 고르지 않다. 세부 시간표와 요금 관련 안내는 확정 고지 전이어서, 출발 전 청도군 쪽 공지를 확인하고 나서는 것이 안전하다.

봄의 끝자락에 이틀은 짧다. 그래도 오래 비어 있던 골목에 사람 목소리가 겹치는 시간은 그리 자주 오지 않는다. 27일 아침, 유천 골목의 초입에서 시작된다.

행사 정보
일시: 2026년 3월 27일(금)~28일(토)
장소: 경북 청도군 유천문화마을
주최: 청도군

루츠 기자 · Breath.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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