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스저널 The Breath Journal

선을 열어 삶을 잇다, 접경지의 가을 석 달

편집부·입력 2026. 03. 19. 오후 4:17:00
경기도 2026 DMZ OPEN 페스티벌, 9월부터 11월까지 접경지 일대에서
경기 접경지를 가로지르는 임진강의 아침
경기 접경지를 가로지르는 임진강의 아침 / 사진 Andrew Currie · CC BY 2.0

경기도가 여는 '2026 DMZ OPEN 페스티벌'이 올해 9월부터 11월까지 접경지 일대에서 열린다. 내건 말은 '선을 열어 삶을 잇다'다. 석 달에 걸쳐 음악과 전시, 평화 프로그램이 경계선 가까운 땅 위에 놓인다.

축제는 음악과 전시, 평화 프로그램으로 짜였다. 소리를 들려주는 음악, 눈으로 오래 붙드는 전시, 그리고 분단이라는 주제를 정면으로 다루는 평화 프로그램이 뼈대를 이룬다. 세부 편성과 출연진은 공개를 기다려야 한다.

접경지의 감촉을 떠올려 보면 이 기획이 왜 까다로운 일인지 짐작이 된다. 녹이 번져 붉게 일어난 철선, 비바람에 색이 빠진 시멘트 초소, 발목까지 오는 마른 억새. 가을이 깊어지면 그 억새가 서로 스치며 종일 낮은 소리를 낸다.

그 위에 무대를 세운다는 것은 침묵을 쓰는 일이기도 하다. 사람의 발길이 오래 끊겨 있었기에 남은 고요이고, 관객이 들어서는 순간 그 고요는 조금씩 얇아진다. 축제가 경계를 통로로 바꾸겠다고 말할 때, 바꾸는 쪽과 지키는 쪽의 셈은 같지 않다.

그래도 이 땅을 닫아만 두는 선택 역시 값을 치른다. 접경지에 사는 사람들에게 경계선은 관념에 그치지 않고 생활의 조건으로 작동하며, 오래 비워둔 땅은 이야기를 잃는다. 축제가 석 달이라는 긴 기간을 잡은 이유도 여기서 읽힌다.

한 계절을 통째로 쓰면 관객은 관광버스에서 내려 사진만 찍고 돌아가는 손님에서 조금 벗어난다. 9월의 강바람과 11월의 서리는 같은 땅을 다른 얼굴로 보여준다. 지역 공동체가 축제의 배경에 머물지 않고 주인으로 남을 수 있는지도 그 긴 기간 안에서 드러날 것이다.

관람료와 예약 방식, 개별 프로그램이 열리는 지점은 확정 전이다. 접경지 특성상 구간마다 접근 조건이 다를 수 있으니, 일정이 나오는 대로 주최 측 안내를 확인하고 움직이는 편이 낫다. 억새가 가장 좋은 때는 10월 말에서 11월 초, 그 무렵의 아침 강가는 축제 프로그램과 무관하게도 한 번 가볼 만하다.

행사 정보
일시: 2026년 9~11월
장소: 경기 접경지 일대
주최: 경기도
요금: 세부 안내 공개 전

편집부 · Breath.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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