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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의 무게, 불국사 대웅전이 몸을 눕힌다

루츠·입력 2026. 02. 23. 오후 8:56:00
부재 노후·이격으로 헐거워진 구조, 2~3년 해체 수리 결정
1765년 중창된 불국사 대웅전이 해체 수리를 앞두고 있다
1765년 중창된 불국사 대웅전이 해체 수리를 앞두고 있다 / 사진 User:Altostratus · CC BY-SA 4.0

경주 불국사 대웅전이 해체 수리에 들어간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이 해체 수리가 필요하다는 점검 결과를 내놓았고, 국가유산청이 23일 이를 공개했다. 대웅전은 문화유산 모니터링에서 여섯 등급 가운데 뒤에서 두 번째인 '보수(E)' 등급을 받았다. 국가유산청은 통상 2~3년까지 걸리는 대공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목재는 마른 채로 늙는다. 기둥과 들보가 서로 물려 있던 자리가 조금씩 벌어지고, 그 틈이 쌓이면 건물 전체가 헐거워진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대웅전이 부재 전반이 노후·이격돼 구조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이며, 당장 붕괴 위험은 없으나 강풍이나 지진 같은 강한 외력이 가해지면 무너질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징후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2018년부터 보존 상태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이어졌고, 2023년 점검에서는 주요 부재 전반에 처짐과 균열, 파손이 나타나 해체 수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나온 것으로 파악된다. 기둥 사이에 건너지른 큰 들보인 대량과, 지붕 밑 평평한 구조물인 반자에서 파손 또는 탈락이 확인됐다. 지난해에는 천장 부재가 떨어지는 사고도 있었는데, 국가유산청은 구조적 결함이라기보다 부재가 늙은 탓으로 설명했다.

이 건물의 나이는 한 겹이 아니다. 불국사는 신라 경덕왕 때인 751년 창건된 것으로 추정되고 대웅전은 그 핵심 불전이지만, 지금 서 있는 건물은 조선 영조 재위기인 1765년 중창된 것이다. 하부의 초석과 기단 등은 신라시대의 원형을 간직한 것으로 평가된다. 화강암 위에 얹힌 조선의 목조가 신라의 돌을 딛고 260년을 버텨온 셈이고, 대웅전이 보물로 지정된 것은 2011년이다.

이번 결과는 이달 문화유산위원회 건축문화유산분과 회의에서 보고됐다. 같은 모니터링에서 국보 안동 법흥사지 7층전탑과 보물 강릉 보현사 낭원대사탑비도 E등급을 받았다. 법흥사지 전탑은 5년 연속 같은 등급이지만 해체는 선택지에 없다. 부재가 천 년이 넘어 뜯는 순간 원형 훼손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국가유산청은 '존치'가 모니터링의 핵심 목적이라고 했다.

여기에 보존의 어려운 위치가 있다. 목조는 해체해 고칠 수 있어서 천 년을 이어왔고, 벽돌탑은 해체할 수 없어서 그대로 늙어간다. 고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자 부담이다.

해체는 반드시 무언가를 새 나무로 바꾸는 일을 동반하고, 바뀐 만큼 1765년의 손길은 줄어든다. 어디까지가 수리이고 어디부터가 다른 건물인지, 그 경계는 매번 현장에서 다시 그어진다.

국가유산청은 과거 불국사 석가탑 수리 때처럼 수리 현장을 일부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체 계획을 세우는 단계에서 결정될 사안이다. 착공 시점과 공사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 올해 점검 대상에는 숭례문과 첨성대 등이 포함돼 있다.

가림막이 올라가면 처마의 곡선도, 단청이 바랜 지점에 남은 나무의 결도 한동안 볼 수 없다. 지금 청운교와 백운교를 올라 마당에 서면, 아직은 조선의 목조가 신라의 돌 위에 얹혀 있는 모습 그대로다. 봄이 오기 전 경주의 아침 공기는 차고, 대웅전 앞마당은 이르게 갈수록 조용하다. 다음에 그 위치에 설 때 이 건물은 조금 다른 나무로 서 있을 것이다.

루츠 기자 · Breath.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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