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스저널 The Breath Journal

「플로우」, 대사 한 줄 없이 적응을 말하다

프레임·입력 2025. 11. 13. 오후 3:18:00
물이 차오른 세계에서 고양이 한 마리가 배운 것
물이 차오른 세계를 항해하는 영화 「플로우」의 무대
물이 차오른 세계를 항해하는 영화 「플로우」의 무대 / 사진 Nat13attack · CC BY-SA 3.0

물이 차오른다. 도망칠 곳은 줄고, 발밑의 땅은 어느 순간 수면 아래로 사라진다. 고양이 한 마리가 뛰어오른 곳은 낡은 배 한 척이었고, 그 배에는 이미 다른 종의 동물들이 타고 있었다. 영화 「플로우」는 이 한 장면으로 '적응'이라는 단어를 설명한다.

긴츠 질발로디스가 감독과 공동 각본을 맡은 2024년 작품이다. 라트비아·프랑스·벨기에 합작으로, 인간이 사라진 듯한 세계에서 수위가 급격히 올라가는 가운데 고양이가 다른 동물들과 함께 살아남으려는 여정을 따라간다. 대사가 없고, 사람의 목소리도 나오지 않는다.

제작은 2019년에 시작해 5년 반이 걸렸다. 무료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블렌더로 만들었고, 스토리보드를 쓰지 않았으며 삭제 장면도 없다. 자크 타티와 「미래소년 코난」이 영감이 됐다. 그간 전 부문을 혼자 만들어 온 질발로디스는 이 작품에서 처음으로 각본과 작곡을 다른 사람과 함께 했다.

완화가 배출을 줄이는 일이라면, 적응은 도착한 변화 속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바꾸는 일이다. 회의장에서 용어로 오가는 그 말을, 「플로우」는 배 한 척 위에서 보여 준다.

영화가 택한 방식은 설명하지 않는 것이다. 물이 왜 차오르는지 말하지 않고, 누구의 잘못인지 따지지 않는다. 대신 물이 차오른 뒤의 시간만 남긴다. 원인을 특정하는 대신 결과를 견디는 몸들을 오래 비추는 이 선택이, 종말론적 과장에도 손쉬운 위안에도 기대지 않는 균형을 만든다.

가장 잘 작동하는 것은 카메라다. 스토리보드 없이 만들어진 화면은 한 컷 안에서 미끄러지듯 이동하고, 관객은 고양이의 시선 높이에서 물을 본다. 물의 질감과 부력, 젖은 털의 무게가 대사를 대신한다. 종을 넘어 한 배에 오른다는 설정이 훈훈한 우화로 미끄러지지 않는 것도, 동물들이 서로를 이해해서가 아니라 배가 좁아서 함께 있기 때문이다.

느슨해지는 부분도 있다. 대사가 없다는 규칙은 강력한 대신 정보의 밀도를 낮춘다. 중반 이후 여정이 이어지면서 사건의 인과가 느슨해지고, 관객이 장면의 아름다움에 기대어 따라가는 구간이 생긴다. 상징을 읽어 내려는 관객에게는 여백이지만, 이야기를 따라가려는 관객에게는 지연이다.

이 영화는 2024년 유럽 영화상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받았고, 제97회 아카데미상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했다. 국제영화상 후보에도 올라 아카데미 후보와 수상 모두 라트비아 영화로는 처음이었다. 무료 소프트웨어로 5년 반을 쌓아 올린 작업이 도달한 위치다.

기후 통계에 지친 사람, 아이와 함께 볼 이야기를 찾는 사람에게 권한다. 오늘 할 수 있는 한 가지는 사는 곳의 침수 위험 지도를 열어 보는 일이다. 내 발밑의 높이를 아는 것이 적응의 첫 문장이다. 「플로우」는 물을 막는 법이 아닌 물 위에서 함께 있는 법을 말한다.

프레임 기자 · Breath.Ea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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