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스저널 The Breath Journal

새벽, 도쿄의 화장실을 닦는 사람

프레임·입력 2025. 10. 09. 오전 11:56:00
「퍼펙트 데이즈」가 반복 노동의 하루에 붙인 이름
「퍼펙트 데이즈」는 도시가 깨어나기 전의 시간에서 시작한다
「퍼펙트 데이즈」는 도시가 깨어나기 전의 시간에서 시작한다 / 사진 Dick Thomas Johnson from Tokyo, Japan · CC BY 2.0

하루는 동트기 전에 시작한다. 도쿄 시부야의 공중화장실을 청소하는 히라야마는 매일 같은 순서로 움직인다. 닦고, 확인하고, 다시 닦는다. 그 반복을 지루함이 아니라 하나의 기술로 찍은 영화가 「퍼펙트 데이즈」다.

빔 벤더스가 연출하고 다쿠마 다카사키와 함께 각본을 쓴 2023년 드라마다. 일본과 독일이 함께 제작했고, 2023년 5월 23일 제76회 칸 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돼 황금종려상 경쟁 부문에 올랐다. 이 영화로 야쿠쇼 코지는 남우주연상을, 작품은 에큐메니컬심사위원상을 받았다.

벤더스에게는 2017년 '서브머전스' 이후 6년 만의 장편 극영화 복귀작이다. 제96회 아카데미상 국제장편영화상 후보에도 올랐다. 일본 출품작이 일본인이 아닌 감독의 작품으로 후보에 오른 첫 사례다.

줄거리는 단순하다. 히라야마는 도쿄 토일렛 프로젝트 소속으로 시부야 일대의 공중화장실을 청소한다. 집은 스미다강 동쪽의 평범한 동네, 일터는 강 건너 번화가다. 출퇴근 승합차에서는 카세트테이프를 듣고, 잠들기 전에는 포크너와 하이스미스, 고다를 읽는다.

영화가 오래 붙들고 있는 것은 그의 손끝이다. 남들이 보지 않는 각도까지 확인하는 꼼꼼함이 화면에 반복해 담긴다. 카메라는 그것을 동정의 시선으로 내려다보지 않는다. 자기 일의 기준을 스스로 정해 둔 사람의 정확함으로 본다.

도시는 청소, 돌봄, 운송처럼 눈에 잘 띄지 않는 노동 위에서 굴러간다.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은 대개 이른 새벽이나 늦은 밤에 움직이고, 시민이 일상을 시작할 때는 이미 자리를 비운 뒤다. 「퍼펙트 데이즈」는 그 어긋난 시간대를 화면 한가운데에 놓는다.

영화의 힘은 설명하지 않는 데서 나온다. 노동의 가치를 대사로 주장하는 대신 작업 순서와 도구를 그대로 보여 준다. 관객은 한 칸을 닦는 데 어떤 순서가 필요한지를 눈으로 익히게 된다. 노동을 이해시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노동을 보여 주는 것이라는 판단이 연출 전체를 지탱한다.

다만 이 방식에는 대가가 따른다. 카메라가 히라야마의 하루에 밀착할수록 그를 둘러싼 조건, 이를테면 고용 형태나 임금, 그가 속한 조직의 구조는 화면 바깥으로 밀려난다. 반복이 개인의 성취처럼 보일 때 그 반복을 누가 설계했는지는 묻기 어려워진다. 한 사람의 존엄을 회복시킨 만큼, 그 존엄을 위태롭게 만드는 틀을 겨누는 힘은 약해진다.

그럼에도 남기는 위치는 분명하다. 필수노동을 다룰 때 흔히 동원되는 비극의 문법을 쓰지 않고도, 그 일이 도시에 어떤 의미인지 전달한다. 야쿠쇼 코지는 대사를 거의 쓰지 않고 표정과 자세만으로 하루의 무게와 그 안의 만족을 함께 실어 나른다.

이른 출근길에 청소 중인 화장실을 지나쳐 본 사람에게 권한다. 필수노동을 제도의 언어로만 접해 온 독자라면 그 언어가 가리키는 얼굴을 확인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반복은 지루함의 다른 이름이 아닌, 도시가 매일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만드는 기술이다. 이 영화는 그 기술에 이름을 붙여 준다.

프레임 기자 · Breath.So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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