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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취업자 19만명 줄었는데 전체는 늘었다

곽동현·입력 2026. 08. 13. 오후 5:31:00
AI 대체론으로 뭉뚱그리기엔 두 통계가 반대로 움직인다
일자리 총량보다 먼저 사라진 것은 첫 단이었다
일자리 총량보다 먼저 사라진 것은 첫 단이었다 / ⓒ 브레스저널

2026년 7월 한국의 15~29세 실업률은 6.8%로, 전년 같은 달보다 1.3%p 올랐다. 상승폭으로 따지면 2021년 1월의 1.8%p 이후 5년 6개월 만에 가장 크다. 같은 달 청년 취업자는 19만1000명 줄어 45개월 연속 감소했고, 고용률은 44.2%까지 내려가 2년 3개월째 하락 중이다. 그런데 15세 이상 전체 취업자는 10만8000명 늘었다.

두 통계가 서로 반대로 움직인다. 전체 고용은 유지되는데 청년 구간만 빠지는 그림이다. 65세 이상 취업자는 33만3000명 늘며 66개월 연속 증가를 이어갔다.

국가데이터처 빈현준 사회통계국장은 7월 고용률이 4개월 연속 하락했고 청년층과 30세 이상 양쪽에서 실업률이 올라 전체 실업률을 밀어 올렸다고 설명했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 취업자가 6만8000명(-1.6%) 줄어 25개월째, 건설업이 5만7000명(-3.0%) 줄어 27개월째 감소를 기록했다. 전체 취업자 증감은 올해 1~3월 10만~20만명대에서 4월 7만명대로 내려앉았다가 5월에는 4만명 감소로 돌아섰고, 6월 6만3000명, 7월 10만8000명으로 다시 올라왔다.

원인을 곧장 AI로 지목하려는 설명이 늘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가 지난 12일 내놓은 '2026 세계 고용 및 사회 전망' 보고서는 AI가 전 세계 청년 560만명의 일자리를 위협한다고 했다. 같은 보고서는 고등교육을 마친 15~24세의 29.5%가 AI에 의한 업무 대체·자동화 위험 구간에 들어 있다고 봤다. 이 가운데 고노출은 11.1%, 중간노출이 18.4%다.

두 수치를 같은 잣대로 읽기는 어렵다. 560만명과 29.5%가 같은 모집단에서 나온 값인지, '위협'이 완전 대체를 뜻하는지 업무 일부의 변화를 뜻하는지 보고서 발췌만으로는 가려지지 않는다. 한국의 6.8%(15~29세)와 ILO가 집계한 전 세계 청년 실업률 12.4%(15~24세)도 연령 구간과 지역이 달라 곧바로 비교할 수 없다. 전 세계 청년 실업자는 6700만명, 취업도 교육도 훈련도 받지 않는 니트 청년은 2억5700만명으로 집계됐다.

AI 노출도가 높다는 것이 곧 실직을 뜻하지도 않는다. ILO 보고서는 중간노출 직군에서는 사람과 기술이 서로 보완하는 관계가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한국은행이 소개한 NBER 컨퍼런스 발표 연구도 비슷한 갈림길을 그린다.

AI 비용이 90% 떨어지고 활용이 9배로 늘며 데이터 마모율이 90% 줄어드는 극단적 조건에서도, 사람과 AI가 보완 관계를 유지하면 향후 20년간 장기 실업률은 6.5% 이내에 머문다. 그 관계가 사라지면 15% 수준으로 뛴다.

실제로 집계된 감축분은 예측보다 작다. FMC그룹 보고서 기준으로 2023년 이후 올해 8월까지 미국에서 AI를 사유로 공개 발표된 일자리 감축은 약 17만5796개다. 고용주가 스스로 AI를 이유로 밝힌 사례만 센 값이라 실제보다 적을 수 있지만, 세계경제포럼이 2020년 보고서에서 2025년까지 8500만개가 사라진다고 본 규모나 PwC가 2017년에 제시한 '미국 일자리의 38% 자동화 가능' 전망과는 자릿수가 다르다.

신입이 손으로 익히던 반복 업무가 먼저 자동화된다
신입이 손으로 익히던 반복 업무가 앞서 자동화된다 / ⓒ 브레스저널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는 올해 1월 '기술의 사춘기'에서 5년 내 초급 사무직의 50%가 AI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그가 고른 단어는 영향이다. '초급'이라는 단어가 대상 범위를 좁힌다.

AI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청년에게 닥친 위험이 직접 일을 해보며 안목과 전문성을 쌓던 경로의 단절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신입이 처음 맡던 일은 대개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업무다. 자료를 정리하고, 초안을 잡고, 수치를 대조하는 일.

ILO가 사무·행정·판매 같은 중간숙련직 감소를 지적한 것도 같은 층위를 가리킨다. 그 층이 얇아지면 경력 3년차가 되는 길 자체가 좁아진다.

학습 영역에서 관측된 결과가 이 우려에 힘을 보탠다. 글로벌개발센터(CGD)의 한성 치아 AI 이니셔티브 책임자가 인용한 중국 연구에서, AI로 숙제를 제출한 학생들의 과제 점수는 18% 올랐지만 월례시험 성적은 20%, 입시 점수는 18~24% 떨어졌다. 튀르키예 대조시험에서도 정답만 주는 챗봇이 학습 손실을 낳았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표본과 설계가 공개된 형태로 확인되지 않은 두 연구를 직장 내 숙련에 그대로 옮겨 적용하기는 이르다.

한국 청년 실업률 6.8% 가운데 AI가 얼마를 설명하는지 분리한 통계는 없다. 45개월 연속 줄어든 청년 취업자도 청년 인구 자체가 감소한 몫과 고용률이 떨어진 몫을 나눠봐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ILO 미겔 산체스 마르티네스 이코노미스트는 소득 수준에 따라 처방을 달리하라고 제안한다. 고소득국은 청년이 경력에 진입하는 통로를 지키고 AI 재교육 제도를 갖추는 쪽, 중간소득국은 대졸자가 익힌 기술과 AI 시대가 요구하는 역량을 맞추는 쪽을 우선하라는 것이다.

다음 고용동향은 한 달 뒤 나온다. 청년 취업자가 46개월째 줄었는지보다, 신입 채용 공고가 몇 건이었고 그 자리에서 몇 사람이 첫 한 해를 버텼는지를 셀 수 있어야 이 논쟁이 정리된다. 지금은 그 수를 세는 통계가 없다.

곽동현 기자 · Breath.T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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