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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기후를 구하는 동안, AI는 물을 마신다

곽동현·입력 2026. 06. 24. 오후 6:58:00
서울 기후테크 컨퍼런스 25일 개막, 해법과 비용이 한 무대에
기후 해법으로 쓰이는 AI가 동시에 물과 전력을 쓴다
기후 해법으로 쓰이는 AI가 동시에 물과 전력을 쓴다 / ⓒ 브레스저널

서울시가 오는 25일부터 이틀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2026 서울 기후테크 컨퍼런스'를 연다. 올해 주제는 'AI와 함께 회복력 있는 도시를 만드는 기후테크'. 네 번째로 열리는 이 행사의 전시장에는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29개사, 유관기관 3곳이 부스를 차린다. 탄소를 줄이는 기술, 재난에 대비하는 기술, 자원을 되돌리는 기술이 나란히 놓인다.

전시 목록을 보면 AI가 기후 문제에 붙는 방식이 꽤 구체적이다. 건물과 설비의 에너지 사용을 관리하는 기술, 온실가스가 어디서 얼마나 나오는지 관측하는 기술, 홍수나 폭염 같은 자연재해를 미리 모사해보는 시뮬레이션이 있다. 폐플라스틱을 다시 쓰는 순환 인프라에 AI를 얹은 사업 모델도 나온다. 안 쓰는 생활용품을 돌려 쓰는 서비스처럼, 굳이 대형 연산이 필요하지 않은 아이디어도 섞여 있다.

25일에는 기후테크 분야 AI 기업 창업을 주제로 토크콘서트와 패널 토크가 열리고, 26일에는 서울시 기후테크 육성 사업과 혁신기술 실증 지원사업의 성공 사례를 공유한다. 창업 경연대회 결선에는 11개 팀이 올랐다. 대상 1000만원을 포함해 총상금은 2000만원이다.

그런데 AI로 기후를 다루겠다는 계획에는 자원 소비라는 부담이 따른다. AI 연산에 쓰이는 GPU 서버는 같은 공간에서 훨씬 많은 전력을 쓰고 그만큼 열을 뿜는다. 이 열을 식히는 방법으로 지금 널리 쓰이는 것이 물을 순환시키는 냉각이다. 서버가 뜨거워질수록 데이터센터는 물을 더 끌어 쓴다.

규모를 가늠할 만한 사례가 있다. 구글의 2023년 환경보고서에서 회사 전체 물 사용량은 약 64억 갤런으로 집계됐고, 대부분이 데이터센터 냉각에 들어갔다. 미국 아이오와주의 한 구글 데이터센터는 연간 10억 갤런가량을 쓰는 것으로 추정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I 데이터센터를 늘린 뒤 냉각용 물 문제가 커지자 물을 가둬 돌리는 폐쇄형 냉각과 재활용 기술을 넓히고 있다. 유엔도 AI 인프라 확장이 물과 전력, 토지를 대규모로 끌어다 쓸 수 있다며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기 시작했다.

수치의 성격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끌어온 물의 총량과 증발해 사라진 물의 양은 다르며, 위 갤런 단위 수치가 어느 쪽인지는 보고서를 열어봐야 한다.

서울시는 이번 행사에서 종이 없는 개회식, 다시 쓰는 부스 자재, 일회용 컵 금지로 탄소 1.4t을 줄일 수 있으리라 내다봤다. 이틀치 행사 운영에서 나오는 감축량이다. 전시장에서 돌아가는 AI 시연이 어느 데이터센터의 전력과 냉각수를 쓰는지는 이 셈법에 들어 있지 않다.

서울시는 2023년 지자체 처음으로 이 행사를 시작했고, 2025년 1월에는 서울기후테크산업지원센터를 세워 국가녹색기술연구소 위탁으로 4대 전략과 15개 지원 사업을 굴리고 있다. 권민 기후환경본부장은 이번 행사와 관련해 기후테크 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관람은 환경에 관심 있는 시민이면 누구나 무료다. VR 직업체험, 미래 푸드마켓, 재생지 카드 만들기, 제로에너지 건축 블록 퍼즐 같은 참여 프로그램도 이틀간 운영된다. 부스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이 기술이 줄여주는 배출량이 얼마이고, 이 기술을 돌리는 데 드는 전력과 물은 얼마인가다.

곽동현 기자 · Breath.T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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