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스저널 The Breath Journal

돌담이 가둔 바다, 금능 원담의 여름

편집부·입력 2026. 07. 13. 오후 3:12:00
제17회 금능원담축제, 맨손 고기잡이와 돌 쌓기로 옛 어로를 다시 부른다
썰물이 지면 금능 앞바다에 돌담의 곡선이 드러난다
썰물이 지면 금능 앞바다에 돌담의 곡선이 드러난다 / ⓒ 브레스저널

물이 빠지면 검은 돌담이 모습을 드러낸다. 제주 한림읍 금능리 앞바다에서 제17회 금능원담축제가 7월에 열린다. 마을 어촌계가 대를 이어 손보아 온 원담이 그대로 무대가 된다.

원담은 조수 차이를 이용한 돌담 그물이다. 밀물을 따라 들어온 고기가 물이 빠질 때 돌담 안쪽에 갇힌다. 그물도 배도 쓰지 않는다. 현무암을 서로 물리게 쌓아 파도를 흘려보내면서도 물고기는 붙잡는 방식으로, 쌓는 손끝의 감각이 곧 기술이었다.

축제의 중심 순서는 맨손 고기잡이다. 무릎께까지 차오른 물속에서 참가자들이 손으로 고기를 더듬는다. 함께 열리는 원담 복원 체험에서는 무너진 담을 다시 쌓는다. 돌 하나가 얼마나 묵직한지, 어떤 각도로 얹혀야 하는지 몸으로 익히는 순서다.

흥미로운 것은 이 놀이가 원래 노동이었다는 점.

바다를 개인이 나눠 갖지 않고 마을이 함께 관리하던 시절, 원담에 든 고기는 마을 사람들이 나눴다. 돌담이 무너지면 함께 나가 쌓았다. 어로가 기계화되고 젊은 세대가 마을을 떠나면서 원담은 쓸모를 잃었고, 태풍에 무너진 담들은 오래 방치됐다. 남은 담을 지키는 일은 지금 대체로 나이 든 해녀와 어촌계원의 몫이다.

축제로 원담을 살리는 방식에는 마찰이 따른다. 사람이 많이 들어오면 돌담은 밟히고 흔들린다. 관광 프로그램이 되는 순간 원담은 어로시설이기를 그치고 체험장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손대지 않고 두면 담은 파도에 스러진다. 쓰면서 지킬 것인가, 지키기 위해 닫아둘 것인가. 금능 어촌계가 열일곱 해째 붙들고 있는 고민이 그것이다.

체험은 물때에 맞춰 진행된다. 원담에 물이 빠지는 시각이 곧 행사 시각이므로, 방문 전에 그날의 간조 시간을 확인해 두는 편이 좋다. 갯바위를 걷게 되므로 바닥이 두꺼운 신발이 필요하다. 맨발은 권하지 않는다.

돌담 안에 갇힌 물은 한여름 낮이면 미지근하다 못해 데워진다. 그 얕은 물에서 손을 뻗어 고기 한 마리를 붙드는 감각은 옮겨 적기 어렵다. 물이 다시 차오르면 담은 잠기고 바다는 평평해진다. 그 두어 시간을 보러 한림까지 갈 만한지는 발을 담가 보고 정할 일이다.

행사 정보
일시: 2026년 7월, 물때에 따라 진행
장소: 제주 제주시 한림읍 금능리 원담 일대
주최: 금능리 어촌계

편집부 · Breath.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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