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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개월 만에 끊긴 상용직 증가, 20·30대 19만 명 감소

곽동현·입력 2026. 06. 18. 오후 6:12:00
20·30대 상용직 19만 명대 급감과 'AI 쓰는 기업이 더 뽑았다'는 데이터가 같은 주에
총량이 아니라 초입 몇 칸이 비어 있는 노동시장
총량이 아니라 초입 몇 칸이 비어 있는 노동시장 / ⓒ 브레스저널

지난 5월 국내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1674만 명으로 1년 전보다 7000명 줄었다. 1999년 12월 이후 26년 5개월 만의 감소다. 2000년 1월 증가로 돌아선 뒤 316개월 동안 한 번도 끊기지 않던 흐름이 여기서 멈췄다. 바로 직전 달인 4월만 해도 6만 2000명이 늘어난 상태였다.

상용근로자는 1년 이상 계속 일할 것으로 예상되는 취업자를 뜻한다. 정규직과 무기계약직이 중심이고, 기간이 정해진 계약직도 조건에 따라 포함된다. 임시·일용직과 달리 고용이 이어질 것으로 보는 일자리라서, 이 수치가 꺾였다는 것은 노동시장에서 가장 단단한 층이 흔들렸다는 뜻이다.

줄어든 몫은 연령대별로 심하게 쏠려 있다. 20대 상용직이 16만 4000명, 30대가 3만 4000명 감소해 합계 19만 7000명이 빠졌다. 2020년 12월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20대는 상용직에 더해 임시직 6만 7000명, 일용직 1만 2000명도 함께 줄었다.

업종을 들여다보면 그림이 더 선명해진다. 20대 상용직은 정보통신업에서 5만 7000명이 빠졌고, 30대는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에서 7만 6000명이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20·30대 제조업 상용직도 9만 2000명 감소했고, 제조업 전체 취업자는 14만 명 줄며 23개월 연속 내리막을 걸었다. 지역으로는 서울 3만 9000명, 경기 4만 5000명이 감소한 반면 경남은 3만 7000명, 부산은 1만 5000명 늘었다.

흥미로운 지점은 같은 정보통신업에서 30대 상용직이 2만 6000명 늘었다는 사실이다. 20대는 빠지고 30대는 들어오는 흐름이 한 업종 안에서 동시에 나타났다. 산업 전체의 순증감을 확정하려면 더 세밀한 집계가 필요하지만, 적어도 이 업종의 문이 모든 연령에 똑같이 닫힌 것은 아니다.

해외 데이터는 반대편을 가리킨다. PwC가 전 세계 10억 건 이상의 구인 공고를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AI 노출도가 높은 업종의 기업 생산성은 2018년 대비 2025년 34% 늘어 활용 능력이 낮은 기업(24%)을 앞섰고, 상위 20% 기업의 평균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163%에 달했다. 인력 증가율도 AI 노출도가 높은 기업이 52%로 낮은 기업 36%를 웃돌았다.

자동화 엔지니어링·머신러닝 등을 요구하는 공고는 2019년 이후 69% 늘어 전체 채용시장 성장률 8.6%의 여덟 배 수준이었다. 이 수치들은 AI 도입이 채용을 늘렸는지, 잘 나가는 기업이 AI를 앞서 들였을 뿐인지를 가려내지는 못한다.

비관 쪽 근거도 만만찮다. 골드만삭스는 AI가 미국에서 매월 약 1만 6000개의 일자리를 없애며 주니어 연차와 Z세대가 가장 크게 타격받는다고 분석했다. 올해 5월까지 집계된 글로벌 테크 부문 해고는 11만 5000명을 넘겨 지난해 연간 기록에 근접했고, 메타·아마존·스냅 등은 감원 이유 중 하나로 AI를 들었다. 6월 나온 한 미국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절반이 AI가 본인이나 가족의 실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답했다.

제프 베이조스는 파리에서 열린 기술 콘퍼런스에서 블루오리진 최고경영자와 대담하며 AI가 인간을 잉여로 만든다는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오히려 노동이 모자라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지난달 한 인터뷰에서도 불도저와 삽을 견주며 AI가 노동자를 대체하기보다 능력을 끌어올린다고 말했다. 반면 앤스로픽 다리오 아모데이는 화이트칼라 업무 전반에 고통스러운 혼란이 올 수 있다고 예측했다가 이후 일부를 거둬들였다.

두 진영의 데이터는 실은 같은 것을 재고 있지 않다. PwC는 기업 단위를, 골드만삭스와 해고 집계는 미국 전체와 테크 업종을 본다. 기업이 사람을 더 뽑으면서도 신입 채용을 줄이는 일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국가데이터처도 AI가 이번 채용 위축에 얼마나 영향을 줬는지는 단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체 취업자가 4만 명 줄어드는 사이 상용직 비중은 57.5%로 역대 최고를 찍었다. 남아 있는 사람들의 고용은 더 안정적이 됐다는 뜻이고, 그만큼 새로 들어갈 통로가 좁아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20대 인구 자체가 줄고 있는 만큼 이 감소분 전부를 기술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당장 바뀌는 것은 첫 직장에 닿는 경로다. 일자리의 개수 자체는 그대로일 수 있다. 예전 같으면 신입이 1~2년 동안 익혔을 반복 업무가 도구로 넘어가면서, 기업은 그 단계를 건너뛴 사람을 찾기 시작했다.

대학 4년 뒤 무엇을 해봤느냐를 묻는 채용이 늘어난다면, 그 경험을 어디서 쌓게 할지는 기업과 학교와 정부가 함께 답해야 할 몫이다. 316개월 만의 감소가 한 달의 흔들림인지 추세인지는 7월에 나오는 다음 고용동향에서 확인된다.

곽동현 기자 · Breath.T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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